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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홈PD Oct 07. 2023

"애들은 가라. 애들은 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라이브커머스 이야기 (6)

세일 기간 백화점에 가면 한 번은 보게 되는 광경이 있습니다.

'OO기획전' 같은 행사장에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있는 모습이 그것입니다.


그런 경우에는 붐비는 모습 자체가 엄청난 호객 수단이 되기 때문에 저 역시 행사장을 기웃거리게 되곤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맹렬히 모여드는 기세를 보면 상품도 엄청나게 팔릴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더라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과 구매를 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큰 할인폭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는 있어도 지갑을 열 정도로 상품의 매력이 없다면 그대로 행사장을 떠나기 마련인 것이죠.


그래도 그런 행사는 백화점 입장에서는 좋은 전략일 수 있습니다.


고객들이 꼭 그 행사장에서 구매를 안 하더라도 다른 매장에서 구매를 하면 백화점은 이득이니까요.

만약 모여든 사람 모두가 행사장만 둘러보고 바로 밖으로 나가버린다면 백화점 측에서는 그런 기획전에 인색해질 것입니다.


그런데 행사장만 둘러보고 밖으로 나가버리는 안타까운 상황이 라이브커머스 세계에서는 자주 벌어집니다.

붐비는 사람들만을 보고 대박 날 것 같다고 좋아하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인 것이죠.




이런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 우선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할 때 중요하게 보는 지표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플랫폼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PV, UV, 상품클릭수에 주목합니다.


이 지표들이 중요한 이유는 방송 중 고객의 관심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가 됨과 동시에, 향후 더 나은 결과를 위한 분석의 토대가 되기 때문입니다.



PV (Page view)


PV의 사전적 의미는 '사용자가 사이트 내 웹페이지를 열람한 횟수'입니다.

라이브커머스의 경우에는 보통 1초라도 생방송을 시청한 횟수 + 방송 화면 내 상품 정보 배너 등을 클릭한 횟수를 모두 포함한 수치가 됩니다.


따라서 PV 숫자가 높을수록 매출이 잘 나올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은 일반적입니다. 고객이 들어와서 방송을 보다가 상품 배너를 클릭한 다음 구매 결제 창을 띄우는 행위 하나하나가 PV 숫자를 증가시기키 때문이죠.


그러나 어떤 고객이 이것저것 마구 클릭하다가 최종적으로 구매를 하지 않고 나가버린다면 PV는 높아도 매출은 적을 수 있기에 PV만으로는 분석에 한계가 있습니다.



UV (Unique visitor)


UV는 지정된 시간 내에 한 번 이상 방문한 사람 수를 나타냅니다.

보통 순 방문자수라고 하는데요, UV가 중요한 이유는 실제 몇 사람이 들어와 활동을 했는지를 알아야 PV와 함께 향후 전략을 세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총 주문액이 같더라도 1 사람이 10개를 주문한 것과 10 사람이 1개씩 주문한 것이 같은 의미일 수는 없습니다. 1 사람이 10개를 주문했다면 향후 전략은 당연히 고객수를 늘리는 쪽으로 가야겠지요.


일반적으로 PV와 UV의 차이가 클수록 잘 만들어진 웹 사이트라고 합니다. 방문자가 들어와서 계속 머물면서 활동을 했다는 뜻이니까요.


라이브커머스의 경우도 같습니다. 매출이 좋은 방송을 보면 대부분 PV가 UV보다 훨씬 높습니다. 구매를 하려면 평균 3회 이상의 배너를 클릭을 해야 하므로 이는 당연한 일이 될 것입니다.



상품 클릭수

 

PV와 UV를 가지고 하는 분석에도 맹점이 있습니다. 두 지표의 격차가 큼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적게 나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는 상품 배너를 얼마나 클릭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일 상품클릭수가 높은데도 매출이 저조했다면 최종적인 상품의 매력이 없다고 느꼈거나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다고 느꼈을 확률이 높습니다.


반대로 상품클릭수가 낮았다면 고객은 제품 구매보다는 다른 활동을 열심히 했다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이벤트 참여에만 집중했다든가 하는 식이죠.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매장 안을 들여다본다면 점주의 입장에서는 기분 좋은 일이 될 것입니다. 매장 안으로 들어와 물건을 사는 사람들이 많아질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그 사람들이 실제로 매장 안으로 들어와서 구매를 결정하기 전까지는 얼마나 매출이 일어날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자칫하다가는 매장 앞에서만 기웃거리다가 그냥 가버릴 수도 있는 탓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을 많이 불러 모으기만 한다면(PV와 UV만 올린다면) 매출도 덩달아 잘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구매 가능성이 낮은 타겟층까지 불러 모으게 돼 과도한 마케팅 비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지금 매출 신장을 위해 필요한 것이 고객수 확보인지, 가격 할인인지, 아니면 사전 마케팅 활동인지 냉정히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상품에 관심 없는 사람들이 매장 앞에 아무리 많아도, 들어와서 상품을 만져보고 사는 고객 1명이 더 소중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옛날 공원에서 사람들을 끌어모은 약장수가 "애들은 가라"라고 했던 일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이유야 여러 가지였겠지만) 혹시 무의미한 PV, UV를 제거하고 타깃 고객에만 집중을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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