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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ungmi May 05. 2023

합격한다치고 학생 비자로

캐나다 1년살기를 준비하면서 했던 결정 중, 가장 무모하게 내렸던 결정은 비자 신체검사에서 나의 비자를 학생비자로 신청한 것이었다.


쉐리던 컬리지로부터 조건부 입학허가서를 받은 후부터 영어공부를 하면서 유학원의 안내를 받으며 비자 신청에 필요한 서류들을 하나 둘씩 준비하기 시작했다.


캐나다 1년 살기를 준비하던 중에 출국 스케줄이 변경되면서 2023년 4월에 캐나다에 입국하게 되었지만 서류를 준비하던 2022년 9월만해도 2022년 12월 출국을 준비하고 있었고, 비자 나오는 기간을 고려할 때 9월에서 10월 사이에는 비자신청을 완료해야 했다.

그리고 비자 신청을 위해서는 신체검사를 받아야했고 신체검사를 신청할 때 비자의 종류를 결정해야했다.


내가 컬리지를 다니고 자녀무상교육을 받는 방식이라면 나는 학생비자, 아이들은 동반비자로 신체검사를 받아야했고, 아이들을 유상교육으로 보내는 방식이라면 아이들이 학생비자, 나는 동반비자로 신체검사를 받아야했다.


그런데 어떤 방식으로 캐나다에 갈지 영어점수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결정해야했다. 신체검사를 받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비자의 종류를 바꾸기위해 신체검사를 다시 받는 것은 비용 측면에서 있어서는 안될 일이었고, 신중하게 확정해야했다.  


쉐리던 컬리지의 본과에 입학하기위해서는 Overall 105점, 모든 항목 85점 이상이라는 조건을 충족해야했다. 처음 응시했던 듀오링고 시험에서 90점을 받고나서 한달을 공부한 후, 100으로 점수가 올랐기때문에 105점이라는 커트라인 점수가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았다. ESL 수업을 듣는 것보다 본과에 곧바로 입학해서 진짜 컬리지 수업을 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1년이라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 되겠지만 나에게는 항상 높은 벽 너머에 있어 잡히지 않는 것 같은 영어에 대한 답답함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학생비자로, 아이들은 동반비자로 신체검사를 받았다.




돌이켜 생각해봤을때 그때의 결정은 마치 열쇠로 문을 잠그고, 열쇠를 바다에 던져버린것같은 것이었고 그당시의 나에게 조금은 미안한 마음마저든다.


100점에서 출국전 3개월안에 Overall 105점이 나오지 않았더라면?

모든 항목 85점 이상이라는 조건을 맞출 수 없었더라면?

쉐리던컬리지는 본과부터 무상교육이가능한데

본과 커트라인 점수가 나오지않으면

지역을 다시 바꿔야하고, 원하지않는 지역에서 원하는 않는 ESL 스케줄로 공부하거나, 먼 거리를 통학해야 할 수도있는 일이었다. 어쩌면 아이들을 학생비자로하고, 동반비자로 따라가서 여유있게 쉬었다올껄하면서 두고두고 후회할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그 당시에는 이런 여러가지 생각들이 떠오르지 않았다.

쉐리던 컬리지의 본과로 입학해서 원하는 지역에서 살아보고 싶었고, 아이들이 공부할 때 나도 공부하고 싶었고, 왠지 그렇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후에 학과를 변경하기 위해 듀오링고 점수를 110점에서 115점으로 올리는데 7개월이 걸린 것을 경험하고나니, 이 때의 결정은 정말 아찔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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