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어머니와 저는 주머니가 없는 옷을 입고 만났어요 가만히 쥔 손엔 동전이 가득했었어요. 시장 골목엔 2000원짜리 잔치국수를 팔아 서민부자가 된 국숫집이 있다고 말씀하셨어요. 그 슴슴한 국물에 양념장을 넣는 동안 엄마는 국수를 자꾸만 그릇안으로 넘겨주셨어요. 돌아오는 길에 얼마나 물을 마셨는지 모르겠어요.
밤새 이 시를 입안으로 되내었어요. 그리고 나를 둘러싼 양막이 찢기고 껍질이 깨지고 안으로 빛이 들어오는 걸 느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