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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희 Feb 25. 2024

#7. [가을] 저 감처럼 우리의 관계도 무르익어간다.

-더욱 더 너를 알아가는 소중한 시간. 그 시간이 그립다.

어느덧 너와 나의 관계도 안정되어갔다.


우리가 연애를 시작한지가 어언 두 계절이 지났다.

나는 너와 내가 이토록 잘 맞는 사람이라는 사실이 놀라웠고

너와 함께 한 순간들이 내 마음을 무척 풍요롭게 만든다는 걸 새삼 느꼈다.


누군가가 내가 연애를 한다고 하니 그랬다.

사람을 알아보려면 사계절은 사귀어봐야 한다고.

그래야 그나마 그 사람에 대해서 파악이 가능하다고.


그런데 왠지 난

그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와 함께 한 시간만으로

그 사람의 면면을 속속들이 다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으니까.


왜 오랫동안 사귀었던 커플임에도 불구하고

결혼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안타깝게 헤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지 않던가.


그런가 하면

만나지 채 몇 개월 되지 않았음에도

서로 상대에 대한 굳건한 확신이 생겨서

결혼을 과감하게 밀어붙이는 경우도 있게 마련이다.


나는 그건 

두 사람 사이에 얼마나 적절한 

케미와 '신뢰'가 구축되었느냐의 차이라고 본다.


난 지금 만나는 네가 

나와 가치관도 성향도 사고방식도 비슷하다는 걸 매우 잘 안다.

그래서

우리가 같이 살다가

삶의 어느 한 순간,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 충돌하거나

크게 싸울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대화를 통해서 

지혜롭게 그 문제들을 이겨낼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의 속 마음을

100% 온전히 다 알 길은 없기에

너도 나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그래도 

나는 내가 느낀 감정대로

너를 오래오래

아주 깊숙이

들여다보고 싶다.

제법 쌀쌀해지는 가을 바람이

내 곁을 스칠 때마다

나는

네 곁에 듬직하게 서 있는

네게 슬며시 팔짱을 껴본다.

그리고 네 너른 등에 

가만히 기대어본다.


그러면

너는 이 세상 그 어떤 것보다도

더욱

나를 포근하게 감싸준다.

그리고 

나를 다정한 눈빛으로 바라봐준다.


하나둘

떨어지는 낙엽비를 맞으며

나는

내게 다가오는 

풍요의 계절을

그리고

너로 인해 넉넉해진 내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고맙다,

나의 가을을

이렇게 따뜻하게 채워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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