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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홍 Sep 16. 2021

오!늘 사진 [9] 마음 전달자

고맙습니다! 택배 기사님.

사진 by연홍

보이지 않는 마음들이...

물질이 되어 차곡차곡 쌓였다.


일직선으로 굳게 봉해진 테이프를 열면...

꽁꽁 감춰졌던 마음들이 후유! 큰 숨 쉬며 봉인 해제되어

눈에 보이는 선물로 전해지리라.


하지만... 물질을 입고,

물질의 해석과정을 거치면서


보낸 이들의 마음과 정성을...

받는 사람들은 온전히 그대로 전해받을 수 있을까?  



두 손이 자동화 기계처럼 신속! 정확하게!

선물 상자를 산처럼 쌓는 중에도

끊임없이 걸려오는 확인 전화는 입에 단내를 풍기고

정신까지 혼미케 한다.  


제 아무리 마음과 정성을 꽁꽁 눌러 선물상자에 담았다 해도

마음 전달자의 뼈와 근육과 피와 땀과 

시간에 쫓겨 촌각을 달리는 발걸음이 없다면

사회적 거리두기로 마음까지 멀어진 이 삭막한 때에

누가 나를 이만큼이나 웃게 할 수 있을까...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요 1:14]

#마음 #전달자 #택배 #추석 #명절 #상자 #물질 #마음 #정성

#사회적거리두기 #피땀 #택배노동자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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