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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Oct 12. 2021

#8. 첫 술에 배부르랴

내가 생각하는 앱을 만들어 보자...'포기하지 말자'

아침 일찍 잠에서 깼다

지난주 매일 7시쯤 일어나 출근 준비를 허겁지겁하곤 했다. 모처럼 아침 일찍 일어났다.


모두가 잠든 시간, 오전 6시. 요새 안드로이드 앱 개발을 해보려고 애쓰고 있어 내방으로 들어가 노트북을 켰다. 프로그램 언어를 사용해 본 지 10년 만이다 보니 개발 환경 구축 자체부터가 난관이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이다.


안드로이드 스튜디오만 설치하고 삭제하고 하기를 벌써 5번째다. 이제 안드로이드 스튜디오 설치만큼은 알듯하다.


개발이란 어쩌면 이러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해결하기를 반복하는 과정 아닐까란 생각도 해봤다.


안드로이드 스튜디오에 git gub 연동하려고 하는데 인터넷에 올라온 설명대로 하니 에러가 뜬다.


'에휴... 첫 시작부터 난관이구나...'


벌써 2시간이 지났다. 프로그램 설정하다 하루가 다 지나갈 판이다.

아들이 일어났다
아내도 잠에서 깼다

거실에서 인기척이 들린다. 이제 개발은 잠시 미뤄두고 이번 연휴 마지막 휴일을 달려야 한다.


"아빠 배고파!!! 브런치 하러 가"


아들은 이미 떠날 마음의 채비가 끝난듯하다. 물론 아직 옷은 잠옷이다.


'오늘은 어디로 가야 하나...'


검색하기 시작했다. 오늘은 오후에 아들 학원 일정이 있어 멀리 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오늘은 가까운 남양주로 검색해보자'


몇 곳이 나왔고 나는 일단 아이가 뛰어놀 수 있는 앞마당(?)이 있는 곳을 선호하기에 그런 곳 위주로 봤다.


아내는 맛있는 빵과 브런치 메뉴가 있는 곳이었으면 한다고 했다.


그렇게 찾아간 오늘의 장소는 바로 남양주시 별내동에 위치한 보나리베다.

10시 반쯤 도착했음에도 이미 꽤 많은 이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심지어 바깥쪽에 텐트동은 이미 만석이었다.

주차장은 이렇게 자리 구획을 해놨다. 무엇보다 내부든 외부든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쓴 듯했다.

우리는 그네 테이블로 자리를 잡고 앉았다. 바람이 좀 차가워 차에서 무릎담요도 꺼내왔다.


이제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라 테라스에서 브런치는 좀 쌀쌀한 느낌이 들어 뭔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가게 안쪽으로 들어가면 많은 빵들이 진열돼 있다. 빵 가격은 비싸지 않다. 파리바게트랑 비교해 비슷하다.


실내 테이블은 아늑한 느낌이다. 쌀쌀해지면 실내에서 따뜻한 공기를 쐬며 바깥 보는 운치가 있을 것 같다.

크림을 먹은 퐁듀와
따뜻한 아메리카노

허니 햄 파니니와 크림을 먹은 퐁듀, 마들렌 그리고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데운 우유를 주문했다.


데운 우유는 메뉴에는 없지만 아이가 먹을 거라고 말하니 추가해주셨다. 가격은 4000원!


브런치는 만드는 데 20분 정도 시간이 걸려 음료와 빵이 먼저 나왔다. 크림을 먹은 퐁듀는 정말 크림크림 했다. 크림이나 치즈를 좋아한다면 강추다.


 나처럼 느끼한 것에 약한 사람도 두렵지 않다. 따뜻한 아메리카노가 느끼함을 달래줘서다.

커피가 정말 맛있다. 스타벅스와 다른 약간 묽은 듯하지만 브런치 식사용으로는 최고의 농도라고 할까.


크림을먹은퐁듀는 너무 크림크림 해서 내겐 약간 느끼할 수 있었는데 커피와 같이 먹으니 세상 행복한 조합이다!

드디어 허니 햄 파니니가 나왔다. 비주얼은 합격이다. 감자튀김도 이 정도면 롯데리아, 맥도널드보다 훌륭하고 파니니 속 햄도 일반 시중에 파는 햄보다 풍미가 강하고 좋았다. 인스턴트 햄 같지 않았다. 물론 진짜 인스턴트인지 아닌지는 가게분들만 알겠지만...

우리 세 식구가 이 멋진 곳에서 브런치를 하기 위해 지불한 금액은 총 3만 7900원이다. 가성비 괜찮은 것 같다.

별관에도 아기자기하니 잘 꾸며져 있다. 가족 단위 손님을 위해 많이 신경 쓴 것이 여기저기 눈을 끌었다.


본관 2층도 있었고 테라스 자리에는 창가 쪽에 2인 커플 폭신한 에어쇼파(?) 약간 기대어 누울 수 있는 그런, 여행지 해변 카페에서 볼 수 있는 의자가 준비돼 있었는데 15세 이하 출입금지여서 커플들이 커피 한 잔 하기에 괜찮아 보였다. 부럽네요...

바깥 텐트동은 사용시간이 2시간으로 제한됐지만 사실 그걸 타이트하게 관리한다는 것이 어렵고 자칫 고객 민원이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가 있고 자발적 참여에 맡기는 듯했다.


오늘은 날이 쌀쌀해서 오래 바깥에 앉아있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우리도 그네 의자가 있는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지만 오한이 와서 실내로 자리를 옮겼다.


그렇다고 실내가 따뜻한 건 아니고 찬 바람을 막아줄 뿐이어서 이내 따뜻한 온기가 그리워 이클이를 타고 집으로 핸들을 돌렸다.

이곳도
한 번에 만들어지진 않았을 거야

누군가의 마음에 드는 공간을 마련한다는 것, 이 또한 쉽지 않았을 것이다.


땅을 마련하고 그 공간에 처음부터 이런 시설을 넣어야지라고 구상했다면 최고겠지만, 사실 단번에 성공할 확률은 아주 지극히 낮다.


우연히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끊임없는 관리와 유지보수 등이 수반되지 않으면 다시 외면받게 될 테니 말이다.


안드로이드 앱 개발을 해보겠다고 환경 설정하는 것부터 애를 먹고 있는 요즘이다. 내가 생각하는 앱 콘셉트는 정했지만 아직 디테일이 확정된 게 아니다 보니 앞으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될 것임에 분명하다.


어쩌면 중도 포기하고 싶어질 수도 있고, 나의 한계를 체감하며 좌절할 수도 있다.


지금 목표는 포기하지 않고 좌절하지 않고 볼품없더라도 내 아이디어가 담긴 앱을 동작하게 만들어 배포하는 것이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자. 코딩을 해 본 지 10년이 지났다는 것을 늘 되새기고 겸손한 마음으로 코딩 초보자임을 자각하고 개발에 임하자

지금 시각 새벽 1시...

모두가 잠든 시간, 내 방에서 조용히 코틀린, xml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눈싸움이다.


'그래 누가 이기나 두고 보자'


일단 구글 로그인되는  부분을 어렴풋이 구현한 것 같다. 구글 파이어베이스와도 연동에 성공했다.


조금씩 조금씩 진행해보자. 급할 거 없다. 글쓰기 책도 2년 걸려 나왔다....


'앱은 그래도 2년은 안 걸리지 않을까...'


'만들다 보면 어느새 내 앱도 멋진 앱이 되어 있지 않을까?'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벌써 나의 마흔두 살의 4분의 3이 지났다... 곧 마흔세 살이다...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후회 없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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