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진짜 퇴사하겠습니다

저는 지금 병가 중입니다 2

by Slowlifer

그 한마디가 뭐가 그렇게 어려웠을까,

처음 해보는 퇴사도 아닌데.


이번 퇴사는 뭐가 달랐기에

그 한마디가 그렇게 나를 불안하게 했을까.


“쉬면서 많이 고민했는데,

회사에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퇴사하겠습니다. “


왜 눈물이 났을까.


아쉬운 마음?

미련?


그런 거 없는데.


이미 버틸 만큼 버텼고

할 만큼 했는데 아쉽거나 미련이 남을 리가.


허무함?

그런 것 같다.

내 눈물의 의미는 허무함에 더 가까웠던 것 같다.


20분 만에 끝이 났다.

정확히는 10분.


여기서 보낸 내 세월이 벌써 햇수로 5년인데

이렇게도 금방 정리가 되다니

이런 퇴사는 처음이라 마음이 조금 당황스러웠나 보다.


이미 두 번의 퇴사를 경험했지만

늘 회사는 나를 잡았으니까.


이렇게도 허무하게 끝이 나는 걸

왜 그토록 놓지 못해

스스로를 갉아먹었는지.


끝까지 뭐가 그렇게 두려웠던 건지.


캐비닛에 남아있던 치약 칫솔을 버리고

몇 없던 짐을 챙겨 나왔다.


행정절차가 남았으니

아마 한 번쯤은 더 가야겠지만

실질적으로 사무실과도 마지막 인사였다.


“이제 이모라고 부를까요, 누나라고 부를까요?”

끝이지만 끝이 아니라는 듯

해맑게 장난을 건네는 막내 동료.


그 말에 사람에게 상처받은 마음 뒤로

이대로 끝내기는 아쉬운 사람들과의 연을

이어갈 수 있다는 마음에 안심이 된다.


어쨌거나,


곪아있던 딱지가

이제야 떨어져 나간 것 같은 기분이다.


미뤄놨던 숙제를

드디어 다 처리한 기분이다.


잘했다.

고생했다.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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