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에 얽힌 수필을 받았습니다.
이 글에서 글쓴이는 길거리에 내걸린 옷들이 명품인데 너무 싸서 마구 주워 담습니다. ‘세상에! 정말 이 가격에? 땡잡았다!’ 하며 머릿속으로 계산하기 바쁘죠.
이렇다 보니, 옷의 가격이 여러 번 나옵니다. 그런데 수를 잘못 띄어 쓴 곳이 많더군요.
바로잡아 보겠습니다.
오늘 고칠 문장
[보기] 이천 오백 원 아니고 이만 오천 원이야.
1) 수는 네 자리 단위로 띄어 쓴다
[보기] 이천 오백 원 아니고 이만오천 원이야.
[고침 1] 이천오백 원 아니고 이만 오천 원이야.
알다시피 오늘날 대표가 되는 기축 통화는 미국 달러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아라비아 숫자를 쓸 때 세 자리마다 쉼표를 찍죠.
그러나 우리 말로 읽고 쓸 때는 네 자리 단위로 끊습니다. 중국말을 쓰는 나라에서 나타나는 특징입니다. 아무래도 우리 역사에서 장사꾼들은 미국보다 중국과 일본으로 길을 텄으니까요.
아래에서 네 자리 단위로 띄어 쓴 여러 가지 수를 살펴보시죠.
ㄱ. 오백육십이만 칠천삼백이십구
ㄴ. 십일억 삼천이백칠십사만 이천이백사십칠
아라비아 숫자와 한글을 함께 쓸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ㄱ. 2천5백 원이 아니고 2만 5천 원이야.
ㄴ. 562만 7329
ㄷ. 5백6십2만 7천3백2십9
ㄹ. 11억 3274만 2247
ㅁ. 11억 3천2백7십4만 2천2백4십7
'ㄱ'처럼 화폐 기본 단위 '원'을 쓸 때는 앞에 수와 띄어 씁니다.
이천오백 원 아니고 이만 오천 원이야.
어린이일 때 어머니를 따라 은행에 가곤 했습니다.
하루는 괜히 지로 종이에 직접 써보겠다고 했다가 눈총을 받으며 몇 장이나 버렸죠. 아라비아 숫자를 한글로 쓰는 것도 서툴렀고, 띄어쓰기는 더더욱 엉망일 때였습니다.
이날 한 가지를 더 알았는데, 금융권에서 금액을 쓸 때는 변조 같은 사고를 막으려고 모든 수를 붙여 쓴다고 하더군요.
너무 오랜 일이라 지금은 어떤지 잘 모르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