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인이지만 초록이 좋아!

초록의 위로 <1>

by 아임유어엠버





나를 오래 알고 지낸 친구들은 날 가끔 ‘초록이 좋아’라고 부른다.


닉네임을 ‘초록이 좋아’로 쓰고 있는 이유는 초록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자연을 좋아한다, 좋아한다 말하지만 정작 식물에 대해 깊은 이해를 하고 있는 건 아니다. 그저 마음이 그리로 끌릴 뿐이다. 실제로는 텃밭가꾸기를 해본 적도 없고 길가에서 마주치는 들풀의 이름 조차 잘 모른다.


도시에 살면서 흙을 손에 묻힐 수 있는 기회는 만나기 흔치 않다. 영화 <리틀포레스트>와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를 보며 부러움이 솟구쳤다. 직장 그만 두고 시골 가서 농사나 짓다가 올까? 코로나19로 어려운 농가에 봉사활동이라도 다녀올까? 문득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말처럼 거창한 꿈이었다. 나도 직접 작물을 재배해서 요리를 해 먹어보고 싶다라는 욕망은 확실했다.


코로나19로 집에 주로 있고 외출을 할 때도 마스크를 끼다보니 바깥공기를 잘 못 맡았다. 숨을 쉬고 있지만 마음껏 숨 쉬지 못하는 갑갑함에 힘들었다. 풀냄새, 꽃 냄새를 마음껏 맡고 싶다! 몇 달간 꿈틀거렸던 마음 속 그리움이었다. 서점에서 식물 관련 책을 찾아읽을 정도로 최근 식물에 관한 관심이 부쩍 생겼다.


식물에는 생명이 꿈틀거린다. 성장이 눈에 확연히 보이지 않을 때에도 그들은 조금씩 자라고 있다. 봄에 씨앗이 움터 여름이면 녹음이 우거지고 가을이면 열매를 맺어 우리를 기쁘게 한다. 일정한 패턴을 반복하며 하루하루 모습이 바뀌는 것은 분명 살아있다는 증거다. 그날이 그날 같은 일주일이 끝없이 반복되는 삶을 사는 우리 인간들처럼 말이다.


콘크리트 가득한 도시에서 무슨 농사냐 하겠지만, 도시에서도 농사를 지을 수 있다. ‘도시농업’이라는 말은 이미 널리 퍼져있다. 원예를 하는 것이나 숲을 조성하는 것, 집 안에서 화분을 키우는 것, 스트로폼이나 플라스틱 통에 식물을 재배하는 것, 옥상정원을 꾸미는 것 모두가 도시농업의 일종이다.


나는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바로 식물을 직접 만져보고 씨를 심고 수확해보며 온몸으로 느껴보는 일이다. 일일 도시농업 체험에 도전한 것은 이 때문이었다.




좋아하는 책 중에 '난다 출판사'에서 낸 '매우 초록'이 있다. 노석미 작가가 집을 짓고 자신만의 전원 생활을 즐기는 이야기다. 그림 속에서 보이는 하루 일상이 진한 초록빛같이 싱그럽다. 계절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난다. 그런 이야기가 나에게도 시작되는 건가 싶어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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