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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규리 Jul 29. 2023

엑스트라 킹 사이즈 침대

신혼가구를 준비하며 침대를 살 때가 되자 주위에서 이런저런 조언을 많이 해주었다. 나중엔 남편이 100% 코를 골게 되어있다며 침대를 큰 걸로 사라, 잠자리가 예민하면 싱글 침대 2개를 붙여 사는 게 좋다…. 결혼한 선배들의 이런저런 조언이 있었지만, 결론은 적당한 거리감을 둘 수 있는 큰 침대가 좋다는 이야기였다.


주말이면 남편과 매장에 가 침대에 누워 어떤 침대에 좋은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 경험이 쌓일수록 우리가 좋아하는 조건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우리는 ‘푹신푹신한 침대’를 좋아했으며, ‘크기는 무지 큰 것’을 좋아했다. 그렇다고 싱글 침대 2개를 붙이는 건 신혼부부답지 않았고, 가운데 틈이 생기는 게 싫었다.


그렇게 우리의 침대는 1930*2030 엑스트라 킹사이즈의 폭신한 것으로 결정되었다. 한국에 없는 사이즈라, 침대에 맞는 이불을 찾는 일이 어렵긴 하지만 그 단점을 제외하고는 남편과 함께 가로로도 세로로도 누우며 이전에 없던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


가장 잘 산 물건 중 하나를 '침대'라 할 정도로 우리는 큰 침대의 장점에 대해 30분은 떠들 수 있다. 남편이 코를 골아도 멀리 떨어져 자면 그만이고, 침대 위에 노트북과 책을 쌓아놔도 공간이 넉넉하다. 남편은 키가 작은 나를 두고 모든 침대가 엑스트라 킹사이즈 아니냐며 하지만, 미니 사이즈 인간인 나에게도 남편이 코 골 때 멀리 떨어질 수 있는 큰 침대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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