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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썽 Sep 11. 2023

이런 풍경 좋아하시나요

허술한 지붕과 아슬아슬한 호박잎

내겐 너무 흔한 이 풍경, 완전 익숙하다.

낡고 소중한….

그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인다.

새삼스럽게 새롭게 보인다.  완벽한 부조화다.

늘 거기 있던 풍경이었는데, 이제야 새롭게 보이고 예쁘게 보이기까지.

언제 허물어지고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을 낡은 창고 슬라브 지붕과 그 담벼락에 지붕개량…. 광고.

그리고 그 지붕 위에 매년 새로 태어나는 호박들.

그걸 또 예쁘다고 찍고 그린 나.

지붕도 새롭지 않고 나도 새 사람이 아닌데,

새삼스레 이 풍경이 예쁘다.


지난 추석에 고향에 갔더니 이 지붕이 호박덩쿨 하나 없이 깨끗해졌다.

어쩌면 이 창고를 허물거나 다시 지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여기 예전엔 이런 지붕과 이런 호박이 있었다고 그림으로 회상하게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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