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하고 깊고 따뜻한 겨울 햇살
겨울의 황량한 들판.
바람은 차도, 볕이 예쁘게 드는 날이었다.
마을을 돌아다니며 예쁜 겨울빛을 핸드폰으로 찍어봤다.
매일 보던 풍경도 햇빛과 날씨와 시간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햇볕이 예쁘게 든 길목 사진 한 장을 얻었다.
사진을 그림으로 남겨두면 두고두고 기분이 좋다.
추억도 멋도 없는 담벼락, 볕이 예뻐 찍어본 건데,
제일 좋아하는 그림이 되었다.
버스 정류장을 겸하는 담벼락.
알록달록한 플라스틱 의자가 정겹다.
햇빛이 잘 드는 의자에 앉아 두 시간에나 한대 지나가는 10번 버스를 기다릴 할머니들 모습을 상상하니 푸근하고 짠하고 그렇다.
고향의 겨울 빛, 쓸쓸하고 깊고 따뜻한 겨울 햇살 그리고 수리조합.
재미있는 점 하나는, 시골은 벽에 광고를 직접 박는(?) 업체들이 꽤 있다.
지붕개량이나 지붕수리, 농기구 대여 등등 작업내용과 작업자의 전화번호, 랜드로바 같은 업체명과 전화번호.
촌엔 예전에 박아둔 벽광고가 흔하다.
디테일이라면, 이제 사용하지 않는 업체들은, 그림 속 벽처럼 전화번호 중간을 뭉개거나 지운다는 점.
누가 지운댜?. 방법은 어설픈데 태도는 귀엽고 성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