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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돈냥이 Oct 12. 2022

0. 저에너지 인간으로 일상을 영유하는 나만의 작은 팁



기합을 넣지 않는다


시작하기 전에 기합을 넣지 않는다. 기상할 때, 운동을 시작할 때, 공부를 하려고 책을 펼칠 때, 기합을 넣고 시작하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시작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멍하니 있다가 정신 차리고 운동해야지 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아자아자 파이팅"을 마음속으로든 실제로든 외치고 시작해보았는데 오히려 그것만으로 기운이 빠져버렸다. 기합은 마치 마중물과 같은 효과를 발생시키기도 하지만 마중물을 뜨느라 힘을 써버리기도 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냥 해버리는 편이다. 그냥 실내자전거 위에 가서 앉으면 운동이 시작되고 그냥 책상 앞에 앉으면 공부가 시작된다.

그냥이 너무 안되면 그때는 기합도 넣어본다. 금세 지치더라도 시작조차 못하는 것보다는 나을 때는 그렇게 한다. 다만 기상할 때는 절대 기합 금지이다. 이렇게까지 힘내야 하는 하루가 기다리고 있다는 현실이 직시되어서 그런지 기합을 넣고 일어나면 그 즉시 기운이 다 빠져버린다.

사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시작하기 힘들 때에는 지쳐있는 상태이니 휴식을 좀 더 취해야 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인다. 해야 할 일은 기합을 넣어서라도 일단 어느 정도 하고 얼른 충전 모드로 들어간다.



필요한 폭주는 한다


필요할 때는 기합을 넣어서라도 움직이듯, 필요하면 무리도 한다. 하지만 단기간이어야 한다. 완전 방전 상태일 때는 불가능 하지만 운동을 할 수 있는 정도의 체력이 갖추어지니 이틀 정도는 잠을 줄이고 온종일 활동하는 정도는 무리가 되지 않았다. 물론 삼일 째는 확실히 효율이 줄어드는 면이 있지만 며칠에 걸쳐 회복해야 할 정도의 피로감을 느끼는 것은 아니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갑작스러운 일폭풍이 몰아치는 때가 있고 공부를 할 때에도 마지막에 몰아치기를 해야 할 때가 있다. 그러니 미리 기초체력을 길러 놓는 것이 최고이고 그렇지 못했다면 자신에게 잘 맞는 에너지 보충법을 찾아 놓아야 한다.

에너지 보충법을 있으면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을 때, 지금만 할 수 있는 무언가를 해야 할 때, 부담을 내려놓고 총력을 다할 수 있다. 기력 회복에 대한 부담을 나중으로 미뤄놓는 것이다.



식적으로 아웃풋을 만든다


아무래도 결과를 내놓는 아웃풋보다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인풋이 상대적으로 에너지가 덜 소모된다. 그래서 신경 쓰지 않으면 주야장천 인풋만 하고 있다.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는 것은 좋지만 마냥 지식을 넣기만 하는 것은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짧게라도 감상평을 작성하거나 한두 문제라도 풀어야 한다. 피곤한대도 바로 잠들지 못하고 아무 의미 없이 인터넷을 하는 때가 많다. 그만큼 인풋은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지 않으면서 무언가를 하긴 했다는 만족감을 충족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아웃풋 활동을 해야 한다. 하루를 돌아봤을 때 인풋의  비율이 너무 높은데 그냥 자기가 아쉽다면 많이 피곤한 상태이니 무조건 쉬어야 한다. 애초에 하루 일과를 계획할 때 아웃풋 활동을 넣는 것이 좋고, 어쩔 수 없이 인풋만 했다면 짧게라도 아웃풋 활동을 하는 시간을 갖자. 그리고 그게 어려운 상태면 수면안대를 착용하고 잠자리에 누워라.



에너지 리듬 파악해 일정을 조율한다


남들은 월요병이라 월요일에 일이 잘 안 된다지만 내 경우엔 전혀 그런 게 없었다. 휴일 다음날 출근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만 있을 뿐이었고 그것은 실질적인 방해 요소가 아니었다. 내 경우에는 주말을 보내고 난 뒤 월요일에는 업무효율이 매우 높고 기력도 좋아서 많은 일을 할 수 있었고 서서히 기력이 소모되어 금요일은 월급루팡 모드였다. 그래서 월요일과 화요일에 최대한 많은 일을 처리하고 후반에 가면 그때그때 들어오는 급한 일 위주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생활했다. 새해나 월초라고 해서 좀 더 도전적이 되거나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일도 없었다. 하고 싶은 일은 시작할 수 있을 때 시작하고 다이어리도 언제든 시작할 수 있게 만년 다이어리를 이용한다. 때문에 일주일 단위의 리듬에 신경 써서 활동을 배분한다.

하루 활동도 비슷했다. 잠에서 깬 이후로 서서히 기력이 떨어져서 오후 3시쯤 되면 집중도 어렵고 "그냥 시작하기"가 잘 안 된다. 그래서 급하고 중요한 일은 9시에서 3시 사이에 하고 메일 확인이나 독서 같은 감정 소모가 적은 인풋 활동은 미루어 놓는다.



뉴스 등 인터넷 단식


SNS는 이미 단식 상태라 할 필요가 없지만 뉴스 보는 것은 가끔 단식하는 기간을 갖는다. 세상 돌아가는 건 알아야 하지만 뉴스라는 게 아무래도 좋은 소식보다는 사건사고가 많기 때문에 읽기만 해도 감정 소모로 인한 에너지 누수가 동반된다. 그래서 할 일이 많을 때나 회복할 시간이 충분치 않을 때 뉴스를 아예 보지 않거나 줄인다. 재미있는 사진이나 유머글 같은 걸 보는 것도 기분 전환은 되지만  에너지가 보충되지는 않아서 기력이 없을 때는 자제한다.

수면시간이 늘면서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드니 어쩔 수 없이 의미 없는 시간을 줄여야 했다. 그러면서 뉴스나 유머글을 보는 시간이 더 줄어들기도 했다. 에너지 절약 측면도 있지만 양적 확보를 위해 의미 없는 시간을 줄여야 했으니 요한 일들로 시간을 채우면 이런 낭비되는 시간은 저절로 줄어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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