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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첫, 08화

쌍화점

-by simjae

by 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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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화점

-늙은 상궁의 말


유현숙



능화무늬 문살 틈으로 스며든 바람에 황촛불이 흔들립니다


여인의 바닥에 흐르는 물소리가 문턱을 넘어 대청마루 바닥을 적십니다

조바심이 옥체의 등골을 타 내리고 용안이 남루해지며 미간에 그늘이 들고 수심은 심히 깊습니다


문틈으로 엿본 몸짓들은 전하의 분부도 그 분부를 따르는 홍림*이나 중전도 아닌

궐 밖 창가(娼家)에서나 봄직한 놀림들입니다

애써 마음을 굶기며 화선지 가득 난을 치는 어수가 가늘게 떱니다

난 잎 끝이 길고 날카롭습니다

하늘 아래 남과 여가 있다면 상열지사 아닌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세익스피어가 그러했고 스탕달이 그러했으며 장안에 떠도는 이 나라 시편들이 또한 그러하옵니다

뼈와 뼈가 부딪혀 타는 지극한 몸 안의 불꽃을 그만 통촉 하십시오

대전으로 드시지요 전하, 등촉을 들고 따르겠습니다


이 또한 만다라가 아니겠습니까


*영화『쌍화점』에서 왕과 동성애 하는 인물, 후사를 위하여 중전과 합궁시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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