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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재 Sep 25. 2024

맥스웰 하우스, 모딜리아니

-by simjae

 _by Park.kg


맥스웰 하우스, 모딜리아니   



            

괜히 잎 지네요

스쳐간 빗줄기에 마당엔 잎들 수북하네요

그런 날 그곳에 가면

목이 긴 여자와 다리가 긴 남자 마주 앉아

커피를 마실 것 같네요

커피 향은 깊고 짙고

둥근 서까래가 드러나 보이는 커피점의 천장은

가는 계절 쪽으로 비스듬하게 기울어져 있네요

뽀얗게 회칠했네요

건너편 담장에는 저녁 그림자 찍히고  

가끔은 대화가 빗방울처럼 끊어지네요

붉은 빛 담장이 비에 젖는 일이나

담장 아래로 눈 날리는 일 같은 것이 내게는 사소하지 않은 날

비루먹은 날씨 속을 걸어

그곳 맥스웰 하우스에 앉아 있으면

그 남자, 추억을 뚝뚝 털며 기다랗게 들어 설 것 같네요     


나는 목이 길어지고      


눈이 푸르러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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