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흐르고 우리는 젊어진다

조금 나아지기 4화

by 라트

작년에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신체나이가 51살로 나왔다. 나의 실제 나이보다 10살이 젊게 나왔다. 그런데 10살이 적게 나온 거보다 더 고무적인 것은 재작년보다 3살이 적어졌다는 점이다. 재작년에 건강검진을 받을 때는 나의 신체나이가 54살이었다. 달력 나이로 1살을 더 먹었는 데 신체나이는 3살이 젊어지다니. 세월은 흐르고 나는 젊어지고 있다.


덧 붙여 쓰여 있는 코멘트가 더욱 놀랍다. 앞으로 운동을 조금 더 하고, 술을 조금 줄이면 내년에 예상 신체나이는 48살이 될 거라고 적혀 있다. 1년에 3살씩 젊어지면 20년 후에는 다시 엄마 뱃속으로 들어가는 건가.


얼마 전에 아이들이 인터넷에 나오는 정신연령을 체크해 보는 프로그램을 찾아서 자신들의 정신연령을 체크하며 재미있어하길래 나도 따라 해 보았다. 나의 정신연령은 25살로 나왔다. 신체나이 51살에 정신연령 25살이 나의 현재 모습이다. 앞으로 이에 걸맞은 삶의 계획을 세우고 행동하며 살아가야 되겠다.


과학적으로 증명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내가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젊어지는 이유를 내 나름대로 분석해 보면 이렇다.


꾸준히 운동을 한다.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나기 전에 침대에 누운 채로 약 30분 정도 스트레칭을 겸한 요통예방운동을 한다. 요통예방운동의 기본 내용은 내가 쓴 '허리는 안녕하신가요'을 참고로 하고 있다.


출근을 산으로 한다. 나의 직업이 산을 관리하는 일이라서 산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 나의 사무실은 자가용으로 5분 거리, 걸어서 17분 거리에 있다. 그런데 굳이 1시간 정도를 소비하여 아파트 뒤에 있는 산을 등산하여 사무실로 출근한다.


이렇게 산으로 출근한 지가 약 15년 정도 되어간다. 매일 산을 오르는 것을 나의 생활에 루틴으로 정해져 있지만 그렇다고 의무감에 억지로 가지는 않는다. 특별히 무슨 일이 있을 때는 그냥 걸어서 출근한다.


특별한 무슨 일이란 사실은 별로 특별한 일은 아니다. 아침에 조금 늦게 일어났다든지 어젯밤에 술을 조금 과하게 했다든지 날씨가 많이 안 좋다든지 왠지 모르게 가기 싫다든지 할 때는 가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아침에 산으로 출근한다는 것이 나의 일상생활의 기본으로 정해져 있다는 점이다. 기본으로 정해져 있으므로 며칠을 쉬었다가도 특별한 일이 없으면 다시 산으로 출근을 한다. 이렇게 산으로 출근을 하다 보니 같은 산을 약 2000번은 오른 것 같다.


해가 긴 여름에는 퇴근도 산으로 할 때가 많다. 나의 산행에서 산을 오르는 입구와 내려오는 출구가 다르다. 아침에 산을 갈 때의 입구는 아파트 뒤 쪽이 되며 출구는 사무실 근처가 된다. 반대로 저녁에 산을 갈 때의 입구는 사무실 근처가 되고 출구는 아파트 입구가 된다.


이러다 보니 아파트 뒤 쪽 산 입구 근처에 있는 편의점에 근무하는 사람은 아침에 산으로 출근하는 나를 보고 저녁에 퇴근하는 나를 본다. 그는 내 직업이 산을 관리하는 직업인 줄로 알 것 같다. 아침에 산을 관리하기 위하여 출근했다가 저녁에 퇴근하는구나 하고 말이다.


반대로 사무실 근처 산 입구 근처에 있는 식당에 근무하는 사람은 저녁에 산으로 노숙을 하기 위해 올라가는 나를 보고 다음 날 아침에 산에서 내려오는 나를 본다. 그는 내가 잠을 잘 데가 없어서 산으로 잠을 자러 갔다가 아침에 일을 하러 내려오는구나 하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지 산으로 출근하고 산으로 퇴근하는 생활은 나의 건강에 크게 도움이 된다. 어떤 때는 무슨 일이 있어서 걸어서 도로로 퇴근할 때가 있다. 이럴 때는 내가 어떻게 이렇게 오염된 곳에서 살아가고 있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평소에는 못 느끼던 매연과 혼잡함을 온몸으로 느끼게 될 때에는 심하게 이야기하여 산 아래는 살 곳이 못 된다는 생각이 들 곤 한다.


산으로 출근하지 못하는 날은 퇴근 후에 에어로빅과 유사한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이 혼합된 칼로리 소모 운동을 한다. 유튜브에서 운동을 하는 동영상을 찾아 틀어 놓고 약 30분 정도 운동을 하고 나면 온몸에서 비 오듯이 땀이 나서 속옷부터 시작해서 입고 있는 모든 옷이 땀으로 완전히 절어서 짜면 물이 나올 정도이다. 내가 애용하는 유튜브 동영상은 '땅끄 부부'의 칼로리 소모 많은 운동이다.


일주일에 한두 번은 퇴근 후에 10km 마라톤을 한다. 요즈음은 코로나와 미세먼지, 한파로 잘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것도 나의 생활에 루틴으로 되어 있으므로 상황이 좋아지면 또 운동화를 챙겨 신고 달릴 것이다.


운동을 할 때는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치의 약 80%만 한다. 피트니스센터에서 근력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치에서 조금 더 하는 방식으로 근력을 키워나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나와 같이 어느 정도 나이를 먹은 사람은 자신의 최대치나 그 이상 운동을 하면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자신의 최대치에서 80%만 운동을 하면 점차적으로 체력이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 오히려 능력이 증진된다. 중요한 점은 꾸준히 해야 된다는 것이다. 80%를 꾸준히 하다 보면 80%의 양이 자신도 모르게 커진다.


예를 들어 10km를 달리는 것이 자신의 최대치인 사람이 자신의 80%인 8Km를 꾸준히 달리다 보면 어느 날에는 자신은 80%만 운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데 이미 9km를 달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중요한 것은 꾸준히 하는 것이다. 꾸준히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최대치가 커져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운동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치에서 80%만 꾸준히 하면 조금씩 나아지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세월이 흘러도 우리는 젊어질 수 있다.



* 커버 이미지 출처: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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