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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력은 만능이 아니다

중독

by 박진권 Mar 2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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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력은

만능이 아니다


세상에 정신력만으로 안 되는 건 셀 수도 없이 많다. 불굴의 의지는 정신력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라 건강한 신체에서 나온다. 건실한 몸과 올바른 정서가 바탕이 되어야 강인한 정신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정신력도 결국엔 소모되는 힘이다. 무리하게 발휘할수록 결국 소진하게 된다. 탈진된 정신력이 바로 성실한 현대인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번아웃(burnout)이다. 정신력도 근육과 다르지 않아서, 적절히 사용할수록 강해진다. 그러나 몸도 과하면 부상이 생기듯 정신력도 탈진이 찾아온다. 그 정도가 심하면 상처가 깊어지고 그에 따라 후유증도 오래간다. 인간은 본인의 몸을 아끼듯 정신력도 아껴야 한다. 그래야 오랫동안 올바른 가치관으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테니까.


박진권




중독

잦은 음주는 인간의 몸을 회복하지 못하게 만든다. 직장인들은 대체로 건강한 음식을 먹지 못하는데, 더해서 음주까지 하는 것은 몸을 더 심각하게 망치는 지름길이다. 피로 때문에 망가진 몸에 강인한 정신력이 깃들기는 어렵다. 하루 4시간 5시간 자도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만성 피로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밥도 잘 먹지 않고, 운동도 하지 않으면서 적정 수면시간을 지키지 않는 것은 ‘젊음’이라는 짧은 특혜 덕분이다. 계속 그렇게 생활하면 나이가 들었을 때 고통은 배가 되어 돌아온다. 심지어 회복이 더디거나, 아예 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렇게 몸이 완전히 망가졌을 때, 정신력도 복구 불가능하게 부서진다.


부정적 중독과 긍정형 중독이 있다. 부정적 중독으로는 알코올, 흡연 등 적당히 해도 좋을 게 없는 것들이다. 긍정형 중독으로는 자기 계발, 운동, 관계가 있다. 적당하면 이득이 되지만, 과하면 중독이라 부를만하다. 수면시간을 줄여서 하는 자기 계발, 본인의 체력은 뒷전으로 두고 하는 운동, 달력에 쓰여있는 빡빡한 일정 등 모두 중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중독의 특징은 하지 않으면 불안함이 증폭된다. 그 불안함은 인간의 정신력을 갉아먹으며 성장한다. 결국 향상심 때문에 한 일이 되려 성장을 억제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사실 우리 사회는 부정적 중독보다는 긍정형 중독이 많다. 게임도 적당하면 스트레스 해소에 탁월하듯, 스마트폰도 마찬가지다. 자기 계발 및 공부, 운동, 관계, 식단 등 몸과 정신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진행하기 때문에 중독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어딘가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긴다면 당장 그만두는 게 상책이다. 고장 난 몸과 정신은 고친다고 해도 완전하게 회복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젊었을 때의 노고는 전부 미래의 평안을 위해서 감내하는 것인데, 혹사로 인해 오히려 비참한 노년을 맞이한다. 이렇게 보았을 땐, 현재의 행복만을 바라는 근시안적 사고가 완전히 틀렸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은 실수와 실패를 거듭해 성공의 발판을 만들고 쉽게 포기하지 말라는 의견이지, 참을 수 없는 고통까지 감내하라는 격언이 아니다. 하얗게 태웠을 때 인간의 인생에 남는 것은 찰나의 행복일 뿐이다. 화재가 일어난 곳에 남는 것은 재밖에 없다.


우리는 정신력을 어디까지나 생리적 기능으로 보아 아끼고 소모하는 데에, 또한 모든 신체적 질환, 고통, 부조화는 어느 부분에서 발생하더라도 정신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데에 익숙해져야 한다. -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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