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베개에 기대 있다가, 베개를 넘어서 머리로 떨어졌다.
사실 어제도 의자에서 떨어진 일이 있었다.
필자는 책상 맞은편에 앉아있고, 아내와 아기가 나란히 앉아있었는데, 의자에 서서 장난치다가 옆으로 떨어졌다.
다행히 머리로 떨어진 건 아니고, 등으로 떨어졌는데 머리는 잘 들어서 크게 다치진 않았다. 놀람도 잠깐으로 끝나고 잘 마무리됐다.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꽤 많이 놀라기도 했지만, 아내에 대해서 약간 불만도 있었다.
왜 그걸 못 잡았지? 나라면 잡았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크진 않았지만 없지도 않았다.
그리고 오늘, 아내가 나갈 준비를 하는 동안 필자가 아기를 보고 있었는데, 아기를 눈앞에 놔두고 바지를 입고 있는데 아기가 떨어지려고 한 것이다.
침대 가운데 서 있다가 옆으로 누웠는데, 베개 위로 누웠는데 무게중심이 살짝 바깥쪽에 더 치우친 것 같았다.
그래서 그대로 두면 떨어질 것 같아서 잡아야지,라고 생각했는데, 필자도 바지를 입고 있어서 바지가 무릎에 어중간하게 걸쳐서 다리가 생각보다 많이 이동이 되질 않았다.
그래서 팔을 뻗었지만, 결국 잡지 못하고 아기가 침대 바깥으로 떨어졌다.
떨어지는 그 과정이 느린 화면처럼 지나가면서 아직도 기억이 난다.
정말 천만다행으로 침대 밑에 왜인지 놓여있던 베개 위로 떨어져서, 놀라기만 했을 뿐 다친 곳은 없었다.
그래서, 몇 가지를 깨달았다.
1. 아이가 자라는 만큼 부모도 늙는다. 내 운동능력이 내가 생각하던 것보다 부족하다.
2. 세상 모든 일이 그렇지만 역시 안전은 기본기가 중요하다. 의자 위에는 서면 안되고, 높은 침대에서는 부모가 항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3. 남 탓은 필패. 세상만사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문득 공유하고 싶었던 단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