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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정 May 27. 2022

매일 한 끼의 밥

나의 해방일지

내가 서성이는 이유를 나는 안다. 나에게 찾아온 화두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의 영원한 화두는 ‘자아실현이라고 생각했는데,  년째 나를 흔들고 있는 진짜 화두는 ‘이다.  흔한 삼시  끼의 ‘’.  2  전쯤  건강상의 문제가 생겼다. 원인은   없지만 아이들 키우면서 공부하겠다고 잠을 줄이고 식사를 거르다가 벌어진 일이었다. 병의 진단과 함께 휘몰아치던 일정 바깥으로 튕겨져 나왔다. 걸치고 있는 외투가 무겁게 느껴질 만큼 체중이 줄고 쉽게 피로를 느끼던 때였다.  시간 거리에 사는 엄마가 본가와 우리 집을 오가며 식사와 집안일을 챙겨주셨다. 그렇게 3개월을 보냈다. 눈물을 그렁그렁  매단  보낸 날도 있었지만, 대체로  먹고  자고 많이 웃으면서 체력을 회복해갔다.  


“어휴, 식이랑 운동을 아주 철저히 했네. 이렇게는 절대 오래 못해요. 아이가 아프면 엄마들은 하지만.” 검진을 위해 내원한 나에게 담당의사 선생님이 한 말이다. 정말 그랬다. 엄마는 나를 위해 했지만, 나는 나를 위해 그렇게 하지 못했다. 삼시 세끼와 남편의 도시락까지 매일 네 끼의 식사를 준비하면서도 나를 위한 식사 준비는 건너뛰기 일쑤였다. 나는 자꾸만 끼니를 시간과 맞바꿨다. 커피 한 잔, 요거트 하나, 견과류 한 주먹을 가지고 어서 책상 앞으로 가고만 싶었다. 그렇게 서서히 건강에 이상이 생기기 이전의 상태로 나는 돌아왔다. '나는 왜 나 스스로를 섬기지 못할까? 엄마가 이런 나의 모습을 본다면? 나의 아이가 나와 같이 행동한다면?’ 하나같이 나를 아프게 하는 질문들. 계속 외면하고 싶지만, 그러기 위해서 이미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했다. 지난 며칠 나는 작정하고 앉아 지금의 나의 상태에 대해 글을 썼다. 스스로를 분석하고, 해석했다. 스스로가 측은한 동시에 답답하게 느껴졌다. 결국은 감정으로 뒤범벅이 된 글, 쓰는 일을 멈췄다. 백날 써도 똑같을 것 같았다. 대신 '그래, 생각하는 대신 행동하자.’ 마음먹었다. 하루에 한 가지, 그 모든 이유를 막론하고 내가 좋아하는 건강한 음식을 하루에 한 번은 꼭 먹기로 했다. 내 안의 내가 충만해질 때까지 매일 한 끼의 밥으로 나는 나 스스로를 추앙하기로 했다. 한 번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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