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걸으면 무섭지 않아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처음엔 무서웠다. 하지만 지금은 익숙해졌다.
저녁때 걸으면서 안 사실인데 저녁이 되어 어느 정도 어두워지면 길거리 가로등의 불빛이 자동적으로 켜진다.
그리고 아침이 되어 어느 정도 아침이 밝으면 가로등불빛이 한 번에 꺼지고 밝은 아침의 빛이 길을 밝혀준다.
몇 번 걷다 보니 어느 길이 안전한 지도 알게 되었고 혼자 걸을 땐 되도록 큰길을 걷기에 밝아서 괜찮다.
그리고 경찰서, 소방서 같은 곳 근처를 걷는다.
대한민국에 태어나 참으로 감사한 일인 것 같다.
작년 11월 말쯤 사이판여행을 갔을 때 저녁 7시임에도 해가 지니 엄청 어두웠다. 가로등은 큰 길가에만 아주 조금 있어서 밤에 걷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리고 지금 현재 태어난 것도 감사한 일이다.
조선시대까지 아니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이렇게 가로등이 많지 않았기에 어두운 밤에 걷는 것이 더 위험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밤에 걷다가 ‘밤에 걸으면 무섭지 않냐’는 질문이 생각나 생각을 하다 보니 아주 오래전 선비들은 과거시험을 보러 갈 때는 하루 온종일 몇 날며칠을 걸어서 한양에 갔다. 선비가 아니더라도 이동수단이 걷는 것밖에 없었을 때는 4시간 이상을 걸었을 것이다. 나는 그분들 앞에서는 많이 걷는다고 명함도 못내 밀듯하다.
어제는 새벽에 집을 나서서 걷고 또 걷다 보니 어느 순간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이 햇빛의 힘을 받아 행복하게 걷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