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치고 유자와
소설 설국의 배경은 일본의 눈 덮인 시골 온천 마을로, 이 마을은 폭설로 유명한 외딴곳이다. 기차로 접근할 수밖에 없는 이 고립된 마을은 그 자체로도 이야기 속 인물들의 고독과 단절된 감정을 상징한다. 기차를 타고 온 시마무라는 이 마을을 여러 번 방문하면서, 도쿄에서의 일상적인 삶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안을 찾고자 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시마무라가 기차 안에서 본 요코라는 여자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요코는 마치 투명한 듯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며 시마무라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그녀는 아픈 남성을 간호하는 역할로 등장하며, 그와는 대조적으로 차분하고 미스터리한 인물로 묘사된다.
마을에 도착한 시마무라는 고마코라는 젊은 게이샤를 만나게 된다. 고마코는 시마무라에게 순수하고 직설적인 애정을 드러내며, 그의 관심을 끌지만 시마무라는 고마코에게 완전히 마음을 열지 않는다. 고마코는 자신이 시마무라에게 다가가면서도 그와의 관계에 대한 불확실함과 자신의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갈등한다. 그녀는 시마무라와 함께하는 시간이 행복하면서도 슬프고, 둘의 관계는 깊어지면서도 어느 순간 한계를 느끼게 된다.
한편, 시마무라는 고마코와 가까워지면서도 여전히 요코에 대한 관심을 놓지 못한다. 요코는 계속해서 시마무라의 머릿속에 남아 있으며, 그녀의 신비로운 분위기는 그에게 마치 꿈속의 존재처럼 다가온다. 시마무라는 요코를 통해 현실과 이상 사이의 경계를 넘나드는 혼란스러운 감정을 느낀다.
결정적인 사건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점점 더 고조되며, 마을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시마무라와 두 여인의 관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특히,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일어난 불은 인물들의 감정을 상징적으로 불태우는 사건으로 묘사된다. 마을의 창고가 불에 타는 장면에서, 요코가 자살하고, 코마코와 시마무라가 은하수의 아름다움에 경탄하는 것으로 작품은 끝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