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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캘리박 Aug 14. 2024

점심시간에 경험한 강도 5.3의 지진

지진으로 악명 높은 LA에 온걸 실감하다 

"어~ 지진이다" 

"지진 맞지?" "어~ 흔들린다" "아우 무서워" "이거 지진 맞죠?"

12일 점심시간. 회사 동료들과 도시락을 먹는 중이었다. 갑자기 건물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놀이공원에서 바이킹을 탔을 때처럼 약간 속이 울렁거리는 게

느껴졌다. 아주 잠시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질조사국(USGS)에서 5.3 규모라는 문자가 왔다. 

한국에서 몇 차례 지진을 경험해 보긴했지만, 어떤 강도와 느낌이었는지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 워낙 발생 빈도가 적기 때문에 기억에 남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와이프에게 급하게 카카오톡을 보냈다. "지진 느꼈어?" "응, 쉬려고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귀신이 침대에 뛰어오른줄 알고 깜짝 놀랐어"라고 와이프는 답했다. 

순간 새 학기 첫 날, 학교에간 아이들이 걱정됐다. 영어도 못하는 아이들인데 제대로 학교의 대표 메뉴얼을 따르고 있을지 걱정이 됐다.  


'불과 며칠 전에 지진이 났었는데...이렇게 금방 또 지진이 난다고?' 지난 6일 저녁 9시경 집에 있을 때 지진이 났던 것이 생각이 났다. 강도 5.3 규모의 지진이었다. 이날 지진으로 LA에서 100마일 정도 떨어진 베이커스필드에서는 거대한 바위가 프리웨이 한복판에 떨어져 차선의 운행이 몇 시간 동안 중단되기도 했다. 

이번 지진 소동을 겪으며 생각이 났다. '아, 여기가 환태평양 지진대의 한 가운데였지?'라고. 지금 이 글을 쓰기 위해 구글링을 하다가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LA와 지진은 그냥 삶의 일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지진이 발생하는 곳이 LA였다. 물론 대규모 지진에 따른 여진도 있겠지만 말이다. 

저 멀리 태평양 반대편에 있는 일본도 규슈에 이어 도쿄, 홋카이도에서 강진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구호물품이 동나고 있다고 한다. 

한국에 살 때 북한에서 쏘는 대륙간 탄도미사일 뉴스는 그리 무섭게 느껴지지가 않았다. 전혀 내 일상에 물리적인 충격을 가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저 '저 미사일이 바다에 빠질 때 얼마나 많은 방사능이 나올까. 얼마나 많은 바다 환경이 파괴될까. 혹여나 미사일에 맞는 고래는 없을까'라는 안타까움이 들었다. 

하지만 LA 지진은 좀 달랐다. 지진으로 건물이 흔들리는 그 순간만큼은 확실히 겁이 났다. 물론 인간은 적응의 동물인만큼 나도 LA 지진을 일상으로 받아들이며 살게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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