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모든 강아지들을 사랑하면서 보호하는 것은 물론 유기견 입양 문화를 정착시키자는 취지로 제정한 날
쳄스도 기념일을 맞아 파뿌리 장난감 선물을 받았다.
사실 국제 강아지의 날이란게 퍽 달갑진 않다. 제정 취지를 생각하면 그만큼 입양 문화가 정착되지 않았다는 증거 아니겠나. 방정환 선생이 어린이날을 만들었던 때가 그만큼 어린이들이 존중 못받았던 시절이었는데. 지구에서 모든 강아지들이 행복하다면 굳이 이런 날까지 제정할 필요가 있겠는가.
여하튼 나도 국제 강아지의 날을 빌어 쳄스에게 무슨 선물을 해줄까하다, 파뿌리 터그놀이 장난감을 사줬다. 검은 머리 파뿌리 될때까지 나랑 살자는 구애를 담았으나, 역시 내새끼는 아무 생각이 없다. 이 날에 받음 어떻고, 저 날에 받음 어떠리. 매일매일이 너의 날인걸.
여전히 유기견이 한 해 수십만 마리씩 나오고, 펫샵에서는 강아지들을 강제로 교배하고, 그 욕망에 따라 유전병을 달고 태어나는 소형견들은 계속 개량돼 생산된다.
강아지가 생명이 아닌 상품으로 진열되는 세상. 강아지를 사지 말아야할 이유가 차고 넘치는데, 이걸 다 설명해야하는 거라니. 누군가는 사지말고 입양하라는 말이 도덕적 우월성을 드러내는 것 같아 싫다는데, 그럼 입양하지 말고 사라고 하냐?
그렇지만 이미 샀다면 끝까지 책임지셔라. 어떻게 데려왔든 이미 데려와서 책임진다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
여하튼, 이런 날 또 어떤 강아지들은 여전히 굶주리고, 집 앞에 쫓겨나있고, 학대받고. 우리 아이가 웃는 순간에도 다른 생명은 목숨을 위협받고 있겠지. 이런날이 올까싶지만, 더이상 강아지의 날이 필요없는 세상이 되길 오늘 밤에는 간절히 꿈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