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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Jun 07. 2024

6월의 장미 -이해인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하늘은 고요하고

땅은 향기롭고 마음은 뜨겁다

6월의 장미가 내게 말을 건네옵니다.


사소한 일로 우울할 적마다

"밝아져라"

"맑아져라"

웃음을 재촉하는 장미


삶의 길에서

가장 가까운 이들이

사랑의 이름으로

무심히 찌르는 가시를

다시 가시로 찌르지 말아야

부드러운 꽃잎을 피워낼 수 있다고


누구를 한번씩 용서할 적마다

싱싱한 잎사귀가 돋아난다고

6월의 넝쿨장미들이

해 아래 나를 따라오며

자꾸만 말을 건네옵니다.


사랑하는 이여

이 아름다운 장미의 계절에

내가 눈물 속에 피워 낸

기쁨 한 송이 받으시고

내내 행복하십시오.


6월의 장미    - 이해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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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단의 장미 한 송이가 활짝 피더니 오늘은 또 한송이가 열렸습니다.

참 대견합니다.

겨울을 넘기고 봄이 올 때에도 잘 자라려나 잘 피려나 걱정되던 녀석이 어느새 이렇게 예쁜 꽃을 피워냅니다.

꽃 한 송이 핀 걸 보고 마치 우리 아이가 잘 해낸 것처럼 대견해 합니다.


그러게요

우리 아이들도 이리 잘 피워낼 텐데

우리 아이들도 잘 견디며 자라 갈 텐데

어쩌면 우리가 너무 많은 걱정 속에 사는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우리가 너무 많은 재촉 속에 사는지도 모릅니다.

저마다 꽃피우는 시기가 있고

저마다 열매 맺는 시기가 있는 건데 말이지요.


갓 피어난 작은 장미 한 송이가 이해인 수녀님의 시처럼   '기쁨 한 송이' 같습니다

눈물 속에 피워내진 않았지만 붓 끝에 올려 전해드려 보니 기쁨 한 송이 받으시고 내내 행복하십시오.


세상 모든 이들의 마음에도 기쁨이 가득 피어나길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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