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omnia
켜켜이 쌓인
기억의 먼지들,
상처 입은 영혼은
화강암처럼 단단하다
팔레스타인의 이름 모를 광야처럼
황폐한 정신은
전두엽 깊이 박힌
콩 알 만한 해마에 불과한데,
굴러다니는 자갈처럼
고독은 깔깔한 맛
가끔, 아주 가끔
내 영혼에도 단비가 내려
호수도 되고 강도 되고
그 안에서 날쌔게 헤엄치는 송사리 떼
잡아보려 애를 써 보지만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허무의 물
의식은 자꾸 부식된다
찬란했던 버마의 사원도
지금은 화석이 되었다
심장이 돌처럼 굳어지는
불치의 병
그렇게 밤을 지새우기를
수백 번,
수천 번,
스스로 화석이 되는
연습의 시간
* 커버 이미지: 존 화이트 알렉산더, Miss Dorothy Quincy Roosevelt, 1901~1902, 댈러스 미술관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