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정은 Mar 09. 2022

허락도 없이,

허락도 없이,

침범해 주세요


창가에 쏟아지는 햇살처럼

다정하게

이른 아침에 내리는 봄비처럼

싱그럽게


구-구 구구

졸참나무 위에 앉아 노래하던

산비둘기 두 마리

정답게 날아 올라

하늘을 침범하네요

허락도 없이,


길가에 핀 노오란 수선화

은은한 향기가

대기를 훔쳐

달아나고 있어요

허락도 없이,


자작나무 숲

정령들의 왕국을

그대와

걷고 있어요

허락도 없이,


등 뒤로 불어오는

따사로운 손길

두 사람을

살포시 밀어

구름 위로 올려 주네요

허락도 없이,


지긋이

바라봐 주세요

내 눈빛 속에서

그대,

영원하기를

허락도 없이...





이미지 : Pixabay



봄이 영 올 것 같지 않던 캐나다에도 봄이 오고 있습니다.


어제 아침에는 봄비가 내렸고 오늘 아침의 햇살은 여느날과 확연히 다르게 봄 기운이 담겨 있었습니다. 허락도 없이 불쑥 찾아오는 계절의 진행이, 봄의 다가옴이 예상치 못한 기쁨을 줍니다.


갑작스런 한 여름 소나기처럼 허락도 없이 내리더라도 지상의 모든 생명체에게 기쁨이 되는 것 처럼, 누군가의 마음에 불쑥 햇살처럼 따스하게 침범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걸 보니 제 마음에도 봄이 왔나 봅니다.


비염도 막염도 같이 오는걸 보면...봄... 확실합니다!





이전 04화 루살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