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
arco.choi - 찍고, 쓰다.
마음의 입.
마음.
영어로는, heart.
연상되는 것은 심장 그리고 가슴.
표현되던, 그렇지 않던.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그 마음이라는 성별 없는 녀석.
그중에 내 속에 그 녀석.
내 속에, 그 녀석에겐 분명히 입이 있는 것 같다.
그것도 아주 당돌한 입.
요지부동인 듯이 앙-다물고 있다가도,
어느 순간 깜짝 놀랄 만큼 큰 소리로 외쳐버려서 모두를 혼란시키기도 하는.
재주라면 재주 랄 수 있는 그 당돌한 마음의 입.
별 대단치도 않은 일들에서 오열을 토해낸 어느 날 너의 외침부터.
누구도 쉽게 버틸 수 없을, 아프고 큰일에는 아무렇지 않게 괜찮다 하는 당찬 말까지.
참으로 알 수가 없는 녀석의 입.
분명히 내 마음이라고 하는데 말이야.
너는 도무지 내 것 같지가 않다.
어느 날은 들키기 싫어 입을 틀어막아 보려 해도, 몰래 속삭여 알려주더니,
어느 날은 아무리 설명하라 다 그쳐도 입을 열지 않는구나.
머리가 크기 시작해 멋모르고 설쳐대던 내 어린날 같이 제멋대로.
조금만 나의 생각에, 내가 닥친 상황들에 맞춰줄 수는 없겠니?.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나에게도,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조금 더 깊어지고 싶다.
불쑥 끼어들어 곤란하게도, 아프게도 말고, 한 번 내뱉기 전에 멈칫할 수는 없겠니?.
분명히 내 마음이라고 하는데, 그렇담 내 소유일 것인데.
너는 도무지 내 것 같지가 않다.
조금만 덜, 조금만 덜.
덜 당돌할 수는 없겠니?
내 마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