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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san민산 Oct 20. 2023

김치를 이야기하다


올해도 곧 김장철이 다가옵니다. 김장에 사용할 고춧가루를 주문하면서 김치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들이 떠올랐습니다.  어렸을 적 엄마의 김치, 엄마가 돌아가신 뒤 어린 내가 감당해야 했던 김치, 종갓집 외며느리로 해내야 했던 김치, 워킹맘으로 아무리 바빠도 매년 거르지 않고 기어코 해내고야 마는 김장...

사실 김치에 진심인 편입니다. 


김치를 떠올리면 제일 먼저 고등학교 2학년 때 갑자기 돌아가신 우리 엄마가 생각납니다. 내 유년의 기억에는 다섯이나 되는 아이들을 위해 음식을 만들고 분주하게 집안을 돌보던 엄마가 늘 웃고 있습니다. 종달새처럼 엄마 곁에서 조잘대며 맴돌던 셋째 딸은 종갓집 외며느리 종부가 되어서 치열하게 사회생활하며 씩씩하게 큰 살림을 꾸려왔는데... 힘들 때마다 엄마가 그리웠습니다. 


김치는 음식이 아니라 삶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60년을 살아오면서 내 기억 속의 김치에는 이야기가  있었고 내 삶이 있었습니다.


집집마다 그 맛이 다 다르듯 김치는 음식이라는 이름 뒤에 그 집안, 가족 개개인의 삶을 버무리고 숙성시켜 놓은 우리 삶의 상징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몇 줄 레시피로 다 담을 수 없는 내 고유한 소울푸드.


김치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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