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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영의 Oct 19. 2024

3-6. 나무 한 그루를 심고 싶다

    

오늘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싼 땅을 찾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손바닥만큼만 사고 싶다.      


내 이름이 적힌 그 땅에서

꽃 예쁜 나무의 첫 열매를 차지하려고


가갸거겨를 배우는 어린 것들이 줄달음치는

에덴동산이, 무화과나무 한 그루면 될 것이다     


내가 이름 지어준 그 땅에서

무럭무럭 자라는 계집아이가 시집을 갈 즈음


오동목 문갑 하나 솜씨 좋게 지어 고운 손때 입힐

애비의 평생의 정표가, 오동나무 한 그루면 될 것이다


늙은이의 별이 진 밤하늘을 촛불처럼 밝

한 그루의 나무를 손바닥만한 땅에다 오늘은 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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