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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노무사 Sep 22. 2022

엄마 아닌 나의 꿈

내 프로필은 '나'

제 카카오톡 프로필에는 13장의 사진이 있습니다. 4장은 제 사진이고 3장은 제가 좋아하는 책의 문구를 직접 찍은 사진이며, 나머지는 인터넷에서 캡처한 짤들입니다. 아이 사진은 단 하나도 없어요. 저도 아이가 태어나고 1년 정도는 열심히 프사를 아이 사진으로 채웠습니다. 아이가 너무 예뻤거든요. 시간이 지나면서 내 아이는 나에게만 예쁘다는 것을 느끼기도 했고, 아이가 전부인 사람처럼 보이는 게 싫어서 아이 사진은 최대한 혼자 간직하고 있습니다.



프사가 무슨 의미


카카오톡은 내가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채널입니다. 그리고 프로필 사진은 나에 대한 정보를 주는 도구죠. 어떤 사람들은 사진을 등록해놓지 않음으로써, 정보를 철저히 차단하는 반면, 여행 사진 음식 사진 다양한 사진들로 자신의 일상을 남들과 공유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자신의 상황이나 관심사에 따라 카톡 프사는 수시로 변합니다. 연락하지 않아도 그 사람의 근황을 알게 되기도 하죠. 저 역시 자문사 담당자들의 카카오톡 프로필을 늘 확인합니다. 어느 업체 과장님은 아이가 있구나, 어느 업체 대표님은 골프를 좋아하시는구나.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면서 동질감을 느끼기도 하고, 담당자들의 나이 대를 예상해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저는 프사에 제 정보를 많이 노출하지 않는데요. 하나의 정보만으로 큰 오해를 받기 쉽기 때문입니다. 저와 같이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지 프사를 자주 변경하지 않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사실 프로필 사진이 중요하진 않습니다. 내가 연락하고 싶어지는 사람인지가 더 중요하겠죠. 그런 의미라면 사실 좀 슬퍼지기도 하네요.



나의 고민 ↔ 엄마의 고민


지난주 문화센터 발레를 다녀왔습니다. 선생님께서 발레 수업이 끝나면 따로 나오셔서 부모님들께 그날 배운 동작을 알려주세요. 지난주에는 말, 하마, 개구리 동작을 배워봤다고 하시면서 아이들이 동물 단어를 다 영어로 알고 있다고 얘기해주셨어요. 그래서 저도 들뜬 마음에 아이에게 물어보았습니다.


"개구리 배웠다며? 개구리가 영어로 뭐야~~?(당연 알 것이라는 기대)"
"개고~~~ㄹ리"


최대한 ㄹ 발음을 굴려 개구리를 말하는데 당황스러웠지만 귀엽기도 했어요. 저와 신랑은 그저 웃었습니다. 유치원에서 파닉스를 3년간 하고 윙크 학습지를 6개월째 하고 있어도 영어는 좀처럼 늘지 않습니다.


아이가 지금 영어는 매일 하고 있고 미술, 피아노, 태권도, 한글 하는데 뭐 하나 더 시켜야 할까요?


취미처럼 지역맘 카페를 들어가 봅니다. 그때마다 클릭하게 되는 제목은 '7'입니다.  아이가 7살이라서 그런 거겠죠?  이미 많이 배우고 있는데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가르쳐야 하는 것인지. 마냥 놀기만   없는 7살들이 괜히 불쌍하게 느껴집니다. 7 아이를 가진 엄마들의 고민은 비슷한  같아요. 이제  초등학교에 입학해야 하는데 우리 애만 뒤쳐지는  아닐지, 초등학교는 다르다던데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점에서 저는  부족한 엄마 같네요. 저는 오늘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일할  있는지, 2022 연말까지 어떤 목표를 어떻게 이뤄야 할지, 노무사로서 전문성을 위한 일은 무엇인지를 훨씬  많이 고민하거든요.




함께 꿈꾸는 엄마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제목이네요. 저는 "엄마가 꿈꿔야 아이도 꿈꿀  있다"라고 말하고 싶어요. 저는 하고 싶은 것이 많습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어요. 결과가 좋든 나쁘든  하고 후회하는 것보다는 하고 후회하는 편이 나았습니다. 아이가 이런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도 언제든 시도해보고 경험을 통해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많이 살지는 않았지만 좋은 학교, 좋은 직업이 인생의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어요. 그저 시험 성적을 잘 받기 위해 꿈꾸기를 포기하고 입시를 버텨도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태반이죠. SKY를 나와도 대기업 서류 합격도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심지어 좋은 회사에 입사했어도 1년 이내 퇴사하는 사람이 5명 중 1명이라고 하네요. 버티는 것이 꿈이 되는 현실이 참 야속합니다.


저 역시 남이 생각할 때는 좋은 직업을 가진 사람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늘 이 길이 맞나를 고민합니다. 그리고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늘 고민하죠. 아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가 좀 더 행복한 길이 무엇일까 생각해봅니다. 아직 어리기만 제 딸은 오늘 안 씻고 싶었고, 만화를 보고 싶었으며, 학습지를 안 하고 싶어 했습니다. 그래서 샤워는 패스하고 손발을 깨끗이 닦으라고 했고, 밥을 잘 먹으면 만화를 보여주겠다고 했더니 불만 없이 밥 한 공기를 다 비웠습니다. 밀린 학습지를 너무 하기 싫어했지만 제가 스티커를 얼굴부터 팔 끝까지 붙여주니 스스로 떼면서 즐거워하며 학습지를 끝냈습니다.(7살의 학습지는 스티커 붙이기가 전부인데 왜 이조차 하기 싫어하는지 이해는 안 되네요....) 아이와 함께 고민하고 같이 해결해주는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아직까지는 스티커를 미리 떼주는 역할뿐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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