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 일상의 여백, 무라카미 하루키
... 따뜻한 창가 아래 있던 아이가 물어본다.
"엄마, 누가 이겼어?"
"응?"
"오늘... 봄이 이겼어, 겨울이 이겼어?"
겨울의 끝자락과 봄의 시작 사이에서, 겨울과 봄이 서로 싸우는데, 어떤 날은 겨울이 이겨서 춥고, 또 어떤 날은 봄이 이겨서 따뜻하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나 보다.
"음.. 오늘은 봄이 이겼나 봐. 날이 따뜻하다.."
"그럼 이제 조금만 있으면 산책할 수 있겠다!"
아이는 벌써부터 따뜻한 봄 산책에 들떠있다. 유난히 길고 답답했던 이 겨울도 어느새 끝나가고 있다. 따뜻한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고, 하얀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그 날, 아이들과 나란히 손잡고 산책을 가고 싶다. 이 답답한 마스크는 벗어던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