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날아라, 태권도!

[제32회 캄보디아 동남아시아 경기대회] Day 8

by 이건

지난 며칠 동안 베트남 전통무술인 보비남, 인도네시아 전통무술 펜칵실랏, 그리고 중국 무술인 우슈 종목에서 일했지만 아무래도 평소 자주 접하기 어려운 종목이다 보니 별로 큰 감흥이 없었는데 오늘은 마음에서부터 무언가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솟구쳐 오른다.


왜냐하면 오늘부터 3일 동안 태권도 종목에서 근무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경기장에 들어서니 이미 좌석은 만석이다. 동남아시아에서 태권도의 인기가 이렇게 높은 줄은 미처 알지 못했다.


태권도는 1960년대에 현대적인 격투기로 정립되었으며 1970년대 초 전 세계로 보급되어 세계적인 스포츠가 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또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2000년 하계 올림픽부터 적용되어 그야말로 세계적인 스포츠로 성장했다.


이번에 프놈펜에서 개최되는 동남아시아 경기대회에서는 모두 9개국이 준준결승에 올라 경기를 치른다.

대회장 귀빈석은 물론이고 심판석에도 종주국 위상에 맞게 한국 관계자들이 많이 보인다.


한편 동티모르,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의 감독님들이 모두 다 한국분들이다 보니 얼핏 보면 대한민국에서 개최하는 국제대회라고 착각할 만하다.


경기시간은 예상보다 훨씬 길었는데 매 경기마다 각 나라 감독들이 한 번씩 비디오 판정을 요청할 수 있다 보니 결승전 진출을 위해서는 최대한 판독권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경기 시간이 지연되기 일쑤다.


저녁 6가 조금 넘어 결승전이 시작되었다. 태권도의 하얀 도복은 모두에게 참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거기에다가 화려한 발차기라도 나오면 그 동작은 한 편의 예술이 된다. 관중석에서는 연신 함성이 울려 퍼지고 늦은 시간까지 자리를 지키며 태권도 축제를 즐기고 있다.


어렸을 적 누구나 한 번쯤은 태권도장에 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때는 몰랐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태권도와 함께 울고 웃으며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이 참으로 신기하고 또 감동적이다.


동남아시아는 물론이고 북미, 유럽, 아프리카 할 것 없이 세계 속에서 더 높이 훨훨 날아라. 태권도, 얏!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