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만큼 알면 연봉도 당신만큼 받아야지요
학교에서 수학을 배울 때는 학습의 순서가 있다. 덧셈, 뺄셈을 배우고 곱하기 나누기를 배운다. 그리고 방정식과 인수분해를 배우고 미분, 적분을 배운다. 덧셈, 뺄셈을 모르고는 방정식을 풀 수가 없고 곱하기 나누기 및 방정식을 모르고는 인수분해를 할 수 없다. 초중고 교육 과정에서 수학을 배운다고 하면 이러한 것들을 모두 알아야 하고 그래야 시험도 잘 칠 수 있다. 커리큘럼도 알아야 한다고 판단되는 내용들로 짜여 있다. 하지만 배워야 할 내용들도 상당히 많고 단계가 있기 때문에 학년별로 순차적으로 학습을 한다. 초등학교 3학년은 초등학교 3학년끼리, 중학교 2학년은 중학교 2학년끼리 같은 내용의 수업을 듣고 학습한 시간과 배운 내용들은 비슷하다. 물론 개인별로 학습능력은 차이가 나지만 그들에게 요구하는 능력치는 비슷하다.
하지만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학창 시절에는 같은 학년끼리 같은 내용의 수업을 듣지만 회사생활은 다르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모든 학년의 학생들이 함께 시험을 치르는 꼴이다. 신입사원으로 입사를 하게 되면 많은 것을 배우게 되고 일을 해나가면서도 계속해서 공부하고 배워나간다. 그렇게 실력은 쌓여간다. 일반적으로 초등학교 3학년의 실력이 중학교 2학년의 실력에는 미치지 못한다. 회사에서도 사원보다 대리가, 대리보단 과장이, 과장보단 차장, 부장이 더 많이 아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연봉이 더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일을 할 때는 연봉이나 직급은 잘 보이지 않는다. 실력만 보일 뿐이다. 예를 들어 부장(고2)이 사원(초1)에게 방정식을 모른다고 핀잔을 주고 혼내기도 한다. 이제 덧셈을 배우고 있는데, 심지어 남들보다 열심히 해서 곱셈까지 할 수 있는대도 말이다. 부장(고2)의 눈에는 사원(초1)이 덧셈, 뺄셈을 하는 레벨임을 인지하지 못한다. 그래서 본인도다 훨씬 적은 연봉을 받고 있다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한다. 단지 앞으로 이 일을 하려면 덧셈, 뺄셈뿐만 아니라 방정식, 인수분해, 미적분까지 모두 '알아야'한다는 사실만 강요한다. 사원(초1)도 그 사실을 알기에 반박을 하지는 못한다.
우리 회사의 30년 정도의 경력의 임원 한 분은 본인의 실력을 1,2년 차 사원들 앞에서도 뽐낸다. 본인이 알고 있는 것을 사원들이 알지 못한다고, 공부를 안 해서 그렇다고 뭐라고 한다. '이 일을 하려면 앞으로 이러한 것들도 공부하고 알아야 한다'는 취지라면 받아들일 수 있겠는데 들어보면 '넌 이런 것도 몰라? 넌 아직 멀었어. 나한테 까불지 마.' 이런 취지의 말 들이다. 듣다 보면 여러 생각들을 하게 된다.
'지금 논하고 있는 전문지식을 저 임원분은 언제 알았을까? 5년 차? 10년 차?'
'지금 앞에 세워놓고 뭐라고 하는 사원과 그 정도 연차 때의 당신의 실력을 비교해도 당신이 낫다고 할 수 있는가?'
'지금의 사원이 당신과 비슷한 경력이 쌓였을 때 지금의 당신과 비교하여도 당신이 낫다고 할 수 있는가?'
'어쩌면 인수분해도 할 줄 모르는 고등학생이 초등학교 1학년 앞에서 방정식으로 우쭐대고 있는 건 아닌가?'
'그래서 당신이 연봉을 2~3배 더 받는 겁니다. 당신만큼 알면 연봉도 당신만큼 받아야지요'
사원이 당신보다 아는 것이 적은 것은 당연한 것이다사원이 당신보다 아는 것이 적은 것은 당연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