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에 대한 이야기
제목 : 삶의 향기
이미 지워진 빛바랜 사진
아무리 떠올려도 가물가물한
추억 한 장에 코를 박고
냄새를 맡아본다.
문방구집 아주머니가 인사
잘 한다고 주신 사탕 하나
와드득 한 번에 행복이
펑 피어나던 달달한 냄새
비 오는 날 축축하게 들어 온 현관
엄마가 보글보글 끓이는 된장찌개
온기가득 넘치는 맛깔 나는 냄새
지친 줄 모르고 하루 종일
친구랑 만든 눈사람
하루 만에 녹아 없어진 날
흔적조차 없어진 외로운 눈 냄새
울지도 못한 나를 위해
대신 울어 준 누군가의 위로
평생 새겨 진하게 우려 낸 눈물냄새
사랑이었을까? 이제는 상관없는
폭 안기면 씁쓸한 아메리카노와
차가운 금속이 어우러진 그런 냄새
그와 참 잘 어울렸었던 냄새
세월이 소복히 눈처럼 쌓이면
문득 묻고 싶다
그때의 나는 당신들에게
어떤 냄새였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