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젊은 작가상 수상집(2)

미국 도서관에서 발견한 한국 책 읽기

by 날마다 소풍

제7회 젊은 작가상을 수상한 남은 세 편의 소설에서 사람들의 숨겨진 생각을 읽으며 생각했다. 어쩌면 내가 안다고 생각한 누군가를 나는 전혀 모르고 있을 수도 있다고.





김솔, 「유럽식 독서법」 , 문학동네, 2016


어려웠다. 김솔 작가의 소설을 읽는 내내 내가 읽고 있는 것이 소설인지 작가의 실제 이야기인지 또는 자신의 소설에 대한 작가의 감상 또는 해석인지 헷갈렸다. 아마도 나의 편협한 독서영역과 단순한 읽기 능력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의 소설 제목에서 유럽 사람들은 그의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몽상가스럽게 이야기를 탐독하는 것일까 호기심이 생겼다.


또 내 말 안 들었지?

이 소설에서 가장 공감이 갔던 부분은 운전하면서 몽상에 빠진 주인공을 향해 아내가 반복적으로 비난을 담아 추궁하는 이 질문이었다. 나도 가끔 회사 일이나 다른 생각에 잠겨 한참 떠든 내 이야기와 멀어진 남편의 생각을 내 앞으로 끌어다 놓기 위해 똑같은 질문을 던지던 것이 생각나 피식 웃었다.


길지 않은 소설을 어렵게 읽고 난 후 나는 이렇게 쉽지 않은 글을 쓰는 작가는 어떤 생각을 하며 무슨 의도로 이렇게 이야기를 만들어갈까 궁금해졌다.




최정화, 「인터뷰」 , 문학동네, 2016


사람들은 누구나 다른 사람의 위로나 연민이 담긴 관심을 받는 것에 황홀해지는 순간이 있는 것 같다. 과학분야 저자이자 강연자로 잘 나가다가 약간의 의도와 우발적인 사고가 겹쳐 생긴 불미스러운 일로 명성을 잃게 된 이 이야기의 주인공 또한 그러했다. 우연히 만난 사람들에게 받은 관심과 위로에 취해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조작하고 그 연민을 놓치지 않기 위해 마지막에는 거짓을 내뱉게 된다.


그는 자기가 그동안 얼마나 외로웠는지 깨달았다. 그들의 시선을 즐기면서 자신의 교활함을 깨달으면서도 그는 마음 한구석이 편안했다.

그들 커플은 그를 배려해서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고 그는 그 순간을 만끽했다



예전에 어떤 실험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어린아이가 길을 가다 넘어지면 주변을 둘러보고 아무도 엎으면 꾸역꾸역 혼자 일어나 가던 길을 간다. 그러나 옆에 지나가는 사람이 다가와서 괜찮냐고 물어보거나 멀리서 엄마가 다가오는 것이 보이면 큰 소리로 울면서 피가 난다고 상처보다 과장된 엄살을 부린다.


나 또한 가끔 나의 현실이나 상황을 아무 생각 없이 받아들이다가도 주변에서 누군가 ‘힘들겠다, 대단하다.’ 같은 이야기를 듣다 보면 갑자기 울컥해지면서 내가 정말 힘들다는 것이각되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그 사람들에게 얼마나 힘겹게 견디고 있는지 과장해서 말해주고 싶어 진다. 더 많은 연민과 동정을 기대하게 되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통해 인생에서 조심해야 할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넘어진 순간에 다가오는 연민과 위로에 취해 나의 실수를 아름답게 포장하거나 거짓을 덧칠하여 타인의 관심을 구걸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것이 아무리 달콤하고 황홀할지라도.




오한기, 「새해」 , 문학동네, 2016


대단한 소설 한 번 써보고 싶어 직장도 그만두고 아내의 조력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하며 자신을 창작의 세계로 이끌어줄 것이라 믿는 생각의 꼬리에 사로잡힌 주인공에게 새해에 불현듯 찾아와 그를 놓아주지 않는 생각은 이것이었다.

납치나 해볼까


어쩔 수 없이 취직한 작은 출판사 사장이 쓸 책의 자료를 수집하다가 도서관에서 자신보다 더 창작으로 인해 망상에 사로잡힌, 지하철 역에서 주운 아기를 자신의 창작의 뮤즈라 믿는 시인을 만난다.


그의 눈에는 사랑도 증오도 들어 있지 않았다. 그 외에 살아가는데 필요한 어떤 감정도 들어 있지 않았다. 오직 문학적 성공에 대한 열망뿐이었다.


작가들이 쓴 글을 읽다 보면 그들의 놀라운 상상력과 이야기 구성력 그리고 섬뜩할 만큼 경이로운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에 놀라게 된다. 글을 쓰는 일에 중독에 되면 사람들의 마음과 생각을 잠식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창작하고 싶은 욕구에 휩싸이게 되는 것 같다. '새해'라는 짧은 글을 읽으면서 이 소설의 작가는 꿈틀거리는 문학에 대한 열망과 그로 인해 망상에 잡아먹히는 글을 쓰는 사람들 또는 자기 자신의 삶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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