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서관에서 발견한 한국 책 읽기
2017년 제8회 젊은 작가상 대상 수상작은 자기변명에 익숙한 인간의 이기심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임현, 「고두(叩頭)」 , 문학동네, 2017
8회 젊은 작가상 대상 수상 작 ‘고두’의 제목을 보고 무슨 뜻일까 궁금했다. 한자를 살펴봐도 뜻을 알 수 없어서 한국 고전용어사전에 이렇게 나와있었다.
고두 : 머리를 조아려 경의를 표하던 예. 유사어 고수
어학사전을 찾아보니 ‘고두 사죄 하다’라는 표현이 나와있었다.
책의 주인공이자 화자는 다리를 절던 아버지에서 인간의 어리석은 본성에서부터 모든 인간의 행동의 이면에서 발견되는 이기적인 본성에 대한 이야기를 윤리 교사라는 자신의 직업을 빌어 학생들에게 들려주듯이 이어나간다.
그리고 자기 반 학생의 사고에게서 조차 자신의 손해를 먼저 생각했던 자기 자신에게서 발견한 그 이기적임까지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그렇게 시작된 그의 훈화 말씀 같은 이야기는 동기야 어떠했든 그는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으로 하여금 자신의 아들을 갖게 했고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이 그 아들과 같은 나이가 된 오랜 세월이 흐른 후 그 아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로 옮겨간다.
사랑이란 것이 늘 아름답고 순수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나이가 되어서도 그중에 순수하고 변함없는 사랑은 부모의 사랑이라 믿었었다.
그러나 내가 부모가 되고 보니 그 위대하고 헌신적인 사랑이라는 부모의 사랑의 이면에도 어떤 형태로든 부모의 이기적인 마음이 곁들여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저자 임현이 훈육하는 교사의 어조로 자신의 심정을 이어나간 이 ‘고두’에서 들려주고 싶었던 것은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고 느끼고 있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고 말하지 못했던 인간의 행동에 깃들어있는 인간의 이기적인 본성에 대한 고해성사가 아니었을까?
두께나 모양은 다를지라도 까고 까도, 또 까도 끝도 없는 다른 형태와 모양을 한 이기심과 그것을 교묘하게 숨기는 행동과 선택을 하는 것이 바로 인간임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는 이야기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스로를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애쓰며 산다. 그러나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에는 이기심이 도사리고 있다는 무서운 사실을 직면하고 돌아보면 우리가 고개를 숙여 존경을 표하는 예의라는 것도 잘못한 것을 인정하며 사과하는 것에도 그 이면는 나의 이기적인 어떤 속성이 숨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기도 한다..
자신에게 버려졌던 아들에게 화자인 주인공은 말했다.
그래. 그러라고 내가 여기 왔단다. 너에게 사과하기 위해서. 나도 용서받고 싶어서.
원래 다들 이기적이거든. 태생적으로 그래. 처름부터 그냥 그렇게 생겨먹은 거란다.
그래 나라고 뭐 달랐겠니.
그는 용서받기 위해서 미혼모의 아들로 불우한 환경 가운데 성장한 자신의 아들에게 사과를 하였고, 인간의 본성을 지녔기에 자신도 별 다르지 않게 이기적으로 생겨먹었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고두’라는 제목처럼 그는 머리를 조아리며 사과하는 것 같았으나 마지막까지 이기적으로 자신을 변명하고 있었다.
이 소설을 읽고 ‘고두’라는 매우 낯선 제목을 통해 저자는 그의 이야기를 대변하고 싶었던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소설가는 이야기꾼이기도 하지만 사람의 마음 깊숙이 숨겨진 어떤 것을 찾아내어 들려주는 심리분석가이기도 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