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하지만 달랐던 우리
1년 차가 되고 얼마 뒤, 회사에 같은 학교에 다녔던 고졸 후배가 타 팀에 취업을 했다.
후배는 곧장 나를 잘 따랐고, 후배와 얼마 전 입사한 동기까지 셋이서 우린 뭉쳐 다녔다.
후배도 사회생활이라곤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였고, 그렇기에 곧장 많이 혼이 나기 시작했다.
후배에게서 내 모습이 보였다.
아무것도 못하고 억울하게 혼이 나는 모습, 무기력하게 울상지은 채 퇴근하는 모습.
거울을 보는 것 같았다.
나는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서 비록 이 모양이지만, 후배만큼은 그러지 않기를 바랐다.
그래서, 내가 도울 수 있는 선에서 후배를 도와주며 근무를 했다.
하지만, 내 바람도 허상이었을까.
후배가 우울증 약을 먹는 것을 보게 되었다.
약을 먹다가 눈이 마주쳐버린 후배와 나는 머쓱해하며 서로 눈을 피했고,
나중에서야 우울증 약이라고 실토를 했다.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사회가 또다시 어린양을 하나 잡아먹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사는 이 세상이 너무 미웠다. 믿고 싶지 않았다.
후배가 약을 먹는 것을 목격했을 때, 나 또한 약이 어마무시하게 늘어있었다.
조금 과장하면 먹는 밥보다 약이 더 많은 수준이었다.
그렇게 난 또다시 절망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번엔 후회와 죄책감도 함께였다.
알면서 도와주지 못했다는 죄책감.
조금만 더 도와줄 껄이라는 후회.
후회와 죄책감은 또다시 내 숨을 조여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