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우에게 유치원 생활에 대해 물으면 재미있었다고 대충 웃어넘기거나 기억이 안 난다고 얼버무린다. 즐겁게 지내고 있긴 한대 딱히 기억 남는 일은 없는 것 같았다. 그날은 윤우가 먼저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을 말해주었다. 그날은 유치원에서 새롭게 인라인 스케이트를 배운 날이었다.
“엄마 인라인스케이트 탈 때 제일 먼저 뭐~ 배우게? “
나는 자신 있게 대답했다. “잘 타는 법?? 자세?? “
윤우는 가느다랗게 눈을 뜨며 “아니야, 잘 넘어지는 법부터 배워.”
아이들은 넘어지는 순간을 저항하지 않기 때문에 순수하게 자알 넘어진다. 넘어지고 나서도 손을 툭툭 털고 일어나거나 너무 아프면 뿌엥-하고 한참 울다가 다시 하던 놀이를 이어간다. 커가면서 넘어지는 것에 대해 조금씩 부끄러움이 생기기 시작했던 것 같다. 자주 넘어지진 않지만, 넘어질 때면 안간힘을 쓰며 넘어지지 않으려 애쓰다 오히려 크게 다치는 모습도 종종 보았다. 나도 예전에 발목을 삐끗해서 넘어질 뻔한 적이 있었다. 김흥국 아저씨의 호랑나비춤을 추며 그 위기는 벗어났지만… 넘어져 아픈 것보다 부끄러움 때문에 며칠을 이불킥 했던 경험이 있다. 그때 나에겐 잘 넘어질 용기가 필요했다.
옆에 있던 아이가 덧붙여 말해준다.
”엄마, 잘 넘어져야 다시 일어날 수 있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