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원두
마음이 편안한 공간이라는 건 무엇일까
그곳에 앉아 있으면 시간의 흐름조차 잊게 되는 곳이 아닐까.
이 카페가 그랬다.
조명이 어두워 적당히 편안하지만 사람들의 소란스러움 덕에 어느 정도 긴장감이 생기는 공간 그래서 사적인 걱정은 배제되고 다양한 흐름에 사로잡힐 수 있는 공간.
여기 놓인 커피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다.
때마침 들려오는 autumn leaves는 감상에 젖어들기 충분했다.
이곳에서 내가 고른 커피는 베르크커피 코스타리카 산타 테레사 2000 세드랄이다. 브루잉으로 마실 때는 달고나, 호두, 오렌지 맛이 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커피는 라벤더향이나 만다린류의 향을 선호하지만 코스카리카 원두를 고른 이유는 아직 마셔보진 않았지만 바디감 강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이다. 오랜만에 바디감이 있는 커피를 마셔보고 싶기도 했고.
코스타리카 커피는 나에게 좀 생소해서 원두의 특징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다. 코스타리카는 화산 토양과 온화한 기후로 커피를 생산하고 있으며, 면적 당 커피생산량이 가장 높고, 품질도 가장 뛰어나. 길게 뻗어 있는 나라 형태로 인해, 대서양 쪽과, 태평 양 쪽 모두 커피를 경작하고 있는 지역이다.
지도에서 보다시피 코스타리카는 커피벨트기준 북쪽에 있는 지역은 커피콩의 수확철이 12월에서 익년 3월이며 한국시장에는 6월에서 9월 사이에 원두를 맛볼 수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따라주(Tarrazu)가 있다. 따라주는 테라로사 토양, 온화한 기후, 고산 지대, 카리브해의 바람까지 더해져 최적의 커피 생산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투리알바(Turrialba), 브룬카(Brunca), 트레리오스(Tres Rios)등이 있다.
이 원두는 대표적인 원두가 아닌 건가..?
이 커피는 바디가 강한 편이었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쓴 커피는 아니었다. 처음에는 신맛 쓴맛이 함께 나타나서 신맛의 거부감을 쓴맛이 잡다 준다. 그리고 신맛은 이내 사라지고 후미에 풍성한 초콜릿이 몰려온다. 마치 단단한 초콜릿을 입에 머금고 잘근잘근 씹을 때의 풍미랄까.
전반적으로 “온화한” 산미와 차분한 질감이 느껴지는 커피였다.
이 원두는 끝맛이 맘에 든다.
바디가 강한 커피이지만 만다린류의 산미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굉장히 특별하게 다가왔다. 바디감이 강하면서도 이런 산미를 가질 수가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코스타리카 원두를 자주 찾을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다.
마음이 편안한 공간에서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커피라니, 그 자체로 작은 기적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