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 않은 너만이 내 안에 남아 있다
너는 오지 않았다
봄은 몇 번이고 와 있었고
나는 그 봄을 견뎠다
창문은 스스로 열렸고
문턱엔 그림자가 오래 머물렀다
그게 너인 줄
그제야 알았다
나는 웃지 않았고
말도 걸지 않았다
기다리는 일이
입을 다무는 일이라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너는
살지 않은 오늘
피지 않은 가능성
아무도 쓰지 않은 문장
그래서 나는
나의 그림자에 너를 묻었다
아무도 닿지 않는 쪽으로
비어 있는 쪽으로
너는
이름을 가진 적이 없다.
그러니 부를 수 없다.
그러니 잊을 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