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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온 Oct 08. 2023

인생은 Birth와 Death 사이의 Choice

나가는 글


옳은 선택이 있는게 아니라 내가 한 선택을 옳게 만드는 것이라고 자신만만하게 말했었지만 뭐

가끔은 잘못된 선택도 하는거라는 걸.


어떤 선택은 틀렸던거지.


그래도 그 다음 선택이 있으니까. 앞으로 아주 적어도 삼십년은 더 살텐데. 이 마음도 이 상처도 스무살 첫사랑처럼 지워질테지. 그리고 나는 멍청하게 사랑에 또 빠지게 되겠지.


-


글을 쓰면 쓸 수록 내가 얼마나 회사를 사랑했나 생각하게 된다. 회사를, 그리고 지금의 이 회사를.

회사와 충돌하기 시작하며 이 글을 쓰기 시작했고, 드라마를 찍을 때쯤엔 이 관계가 준 상처가 너무 커서 글을 쓸 수 조차 없었다. 글을 마저 쓸 수 있었던 것은 그로부터 몇개월이 지나 피가 그치고 대충 딱지 비슷한게 얹혔을 때였다. 나는 그 시간에 회사 밖의 사람들을 만나고 회사와 상관 없는, 지금의 나의 상태와는 상관 없는, 책 얘기나 물건 얘기 등을 하며 웃었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며 나의 쓸모를 새로 찾고 청소를 했고 고양이와 낮잠을 잤다.

지난주에는 ㅁ이 다시 와서 다시 같이 일을 하자고 했다. 다시 내 팀으로 들어오라고. 화가 날 줄 알았는데 내 머릿속에 떠오른 것이라곤 그럼 이만… 하며 커다란 보자기를 들고 뒷걸음질 치는 카카오톡 메신저의 이모티콘이었다. 


얼마전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런 얘기가 나왔다. 치열했던 20대를 놓아주고 이제 앞으로 나갈 수 있겠다고. 아마 그녀도 그렇게 되기까지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것보다 훨씬 많이 울고 화도 냈을 것이다. 그리고 그 프로그램을 보고 같이 울었던 모두가 그랬을 것이다. 놓아지지 않을 것 같은 상처와 사랑 속에서. 나도 그랬고, 나도 이제 놓아줄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그만 회사 화장실에 숨어서 토해내지 못할 감정을 숨기며 우는 대신 글은 안 써도 될 것 같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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