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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아빠는 어째서 오타쿠가 됐을까?

신고의 뉴욕시민들

by 뜨개여신 Mar 27. 2025

캠핑카 세계여행 와서 오타쿠가 되신 아빠!

아빠는 뉴욕에서 캠핑카셀프정비 오타쿠가 되어버리어요. 차량정비 비용 아끼시겠다고 차량 공부를 유튜브를 통해서 하시며 차량을 더 좋게 한다며 해체하시고 뜯고 조립하기를 반복하시더니 어느 날 기어이 오타쿠 등극을 해 버리시니 엄마의 여행은 예상치 못한 오타쿠 복병을 싫어도 인정할 수 밖에 없었어요.

엄마도 한편으로는 뜨개취미로 인해 개미지옥에 빠질 때가 종종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이해는 할 수 있지만 아빠는 정도가 너무 심하다고 생각하셨어요.

그러니 저희 여행 일정은 처음 계획과는 달라도 많이 달라져 제자리걸음, 도돌이표 두 달을 보냈어요.

그리고 아빠의 오타쿠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는데 반드시 관중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매번 엄마를 보초 세워놓고 엄마가 "와~당신 잘하는데?~ 대단하다~ 멋지다!" 소리를 듣기 원하어요.


아빠는 아빠가 유튜브를 보면서 얼마나 연구했는지 어느 유투버가 더 설명을 세심하게 했는지 아빠가 또 어떻게 했다~등의 얘기를 끝도 없이하셨어요. 아빠는 차량에 관해선 수다쟁이가 돼버리셨어요

엄마는 어느 날은 들어주는 척하다가 적당한 때에 "아~ 됐고! 신의 손 좀 어떻게 고치는 설명 유투버는 없어? 똑바로  하시오! 그러시고는 강지야 가자" 하고는 저랑 그 자리에서 도망치셨어요.

아빠는 저희 뒤에서 소리치셨어요 "이러기야?~ 엄마는 응 그러기야~" 엄마랑 아빠는 진짜 웃겼어요. 코미디가 따로 없었어요.


브런치 글 이미지 1


그렇게 엄마와 저는 마을길을 따라 산책하며 상점들을 아이쇼핑했어요.

그리고 지금도 있을까? 궁금해하는 마을의 아지트 같았던 뜨개 공방과 잡다한 온갖 소품을 팔던 공예품 샾에서 소품을 사면서 깨끗한 5$를 지급하니 공방장이 몹시도 좋아했어요. 미국에선 흔하지 않은 5$라며 행운? 뭐라 뭐라~ 엄마는 에고 잘 못 알아들으니 바보가 따로 없네? 라며 나오셔서 저랑 걸으면서 얘네는 영어를 왜 이렇게 잘하지? 미끄러워서 원래 못 알아듣는데 더 몰라 몰라~;;미국인이 영어 모국어 잘하는게 당연한데 뭐라시는건지~ ㅋㅋㅋ


아빠가 수시로 드나들며 조언을 구하고 때론 맡기기도 했던 킹스턴 마을 카센터예요

아빠와 밥 아저씨아빠와 밥 아저씨


그 앞의 버거킹저희 단골이었어요. 원래는 강아지 입장 금지인데 아빠가 제가 작아서 밖에 두기 곤란하다며 얌전하게 앉아 있을 거라며 양해를 구했어요. 엄마는 아빠가 매니저랑 얘기하는 사이에 먼저 테이블에 가서 저를 안고 앉아버렸어요.

처음에 곤란해하던 매니저는 무릎 위에서 얌전한 제모습을 보더니 무릎에서 내려놓지 말라는 약속을 받고 승인해 주었어요.

그 후부터는 저는 매번 프리패스로 들어갈 수 있었어요. 사실 매니저 누나는 강아지를 엄청 좋아하는 분이셨어요. 저만 보면 두 눈에 하트가 뿡뿡 뿜어져서는 캉지위이~ 미끄러운 영어로 제 이름을 이상하게 부르며 때론 놀아도 주고 안아주시며 간식도 준비했는지 하나씩 주었어. 

그런데 그 간식은 크고 맛이 없어서 저는 버릇없이 고개를 돌렸어요;;.

신고의 시민들이었는데 그 햄버거매장에선 저로 인한 민원은 다행히 없었어요. 매장 안 손님들도 모두 저를 보면 만져보고 싶어 했고 예뻐해 주시고 저는 마을의 인기 강아지로 유명세를  탔어요~^^

버거킹버거킹


아빠의 오타쿠 행위바람을 타고 소도시 소거티스에 소문이 퍼져서 매일 아침이면 주민들이 구경을 왔고 아빠에게 여행정보를 주시는 분도 계셨지만 대부분은 뉴욕을 벗어난 적이 없다는 얘기였어요.

동양인부부와 작은 강아지 몰티즈인 저 그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었던 거 같아요.

그렇다고 모두가 그렇게 친절했던 건 아니었어요. 누군가는 신고를 했고 때때로 경찰이 와서 차 안에서 지켜보다 가는 적도 있어 뭐지? 싶으면서도 그런가 보다 했는데 어느 날 경찰 둘이 차에서 내렸어.


경찰 중 한 명은 엄마에게 다가와서는 "마담~어디서 왔어? 이 강아지는 뭐야?" 영어가 약한 엄마는" 싸우스 코리아, 얘는 강지"라고 하고선 경찰을 무시? 하고 저와 놀아주셨어요

그때 엄마의 속 마음은 제발 나한테 말 시키지 마시오, 내가 그대 말을 못 알아듣소ㅠㅠ;; 였어

저희의 모습을 지켜보던 경찰은 그 모습이 자연스럽다고 느끼셨는지 뭐라 뭐라 계속 말하며 저를 쓰다듬어주시며 예뻐해 주셨어요. 엄마는 바보처럼 웃기만 하셨어요.

한 덩치 하는 키 큰 경찰 아저씨는 호의적이셨어요.


그러나 한쪽에서 아빠는 괴로워하셨어요. 저희의 신분을 확인한다며 여권을 달라했고 전화를 걸어 여권번호를 불러주며 신분 확인을 했고 시간이 꽤나 지나 에어비엔비 숙소장이 와서 저희가 묶고 있다고 신분 보증?을 해주고 나서야 일단락 지어지기까지 온갖 질문이 많았어요. 절차가 그렇다고 나중에 경찰이 설명하며 좋은 여행 하라며 갔지만 아빠는 몹시 기분 나빠하셨어요.


뉴욕은 신고의 나라였어요. 저희뿐만이 아니라 때때로 저녁에도 경잘 차가 자주 왔다 가는 걸 보았어요.

음악이 크게 들린다고, 거리에서 큰 소리가 들린다고, 옆집이 싸우는 거 같다고 다고, 여러 이유 등등 모든 걸 신고로 해결하는 시민들, 경찰도 꽤나 피곤하고 일도 많으니 예민해지겠다 싶은 생각이 들긴 했어요.

킹스턴 에어비엔비에서 일주일 지낼 때는 숙소장 아빠가 오후에 맥주와 함께 밴드팀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는 것도 신고당하는 모습을 보았어요. 어쩌면 그래서 미국은 캠핑장의 나라가 된 것인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한 번은 소거티스 빌리지비치공원에서 시커멓고 큰 뱀이 공원 잔디를 휘~익 다니는걸 아빠가 보셨고 주말이고 아이들도 많고 저도 있으니 아빠가 신고했어요. 경찰이 왔는데 글쎄 잘 잡지를 못했어요. 그러더니 신고한 아빠 보고 잡아달라고 하니 아빠도 멘붕 오시고 나중에 공원 안의 사람들과 합세해서 잡아 커다란 통에 넣어 허드슨강줄기 따라 형성된 공원 옆 작은 강(에 소퍼스)에 던졌어요.

그 뱀은 물뱀이라고 했어요.


여행을 출발했다가 차량 결함으로 카센터 밥아저씨 도움을 받기 위해 다시 돌아오기를 서너 번, 소거티스와 킹스턴 주변을  벗어나지 못한 채 여러 에피소드들을 경험하기에 8주는 충분했어요.

8주 동안 미국 뉴욕주 소도시 미국인들의 평범하고 소소한 삶을 공유할 수 있었어요. 정말 조용한 도시가 주말에는 식당과 공원에서 가족단위로 북적거리며 활기찬 모습은 우리의 삶과 별 차이가 없었어요.


저는 공원에서 큰 강아지들과 맘껏 뛰어놀던 추억이 그리워요. 그 친구들은 교육을 잘 받아서인지 저랑 놀다가도 집사 엄마 아빠가 부르면 바로 달려가서 엎드려 소리에 얌전히 있었던 게 기억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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