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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여행 중인 몰티즈 강아지 일상

캠핑카 셀프정비 1차가 강제종료되다

by 뜨개여신 Mar 17. 2025

캠핑카 차량정비를 하는 아빠는 불쌍해 보이셨어요

마른 체형의 아빠는 뉴욕의 6월 햇살에 하루 종일 노출되시니 까맣게 타고 엄마가 선크림 발라야 한다고 해도 끈적거리고 땀에 눈이 따갑다고 싫어하셨어요.

어디를 손 보시는지 3주의 시간을 아빠 맘에 들 데까지 매일 아빠는 혼자 힘드셨고, 바쁘셨고, 날마다 배송되어 채워지는 캠퍼의 물품들을 보면서 엄마는 의혹의 눈빛으로 진짜 난민 느낌이라고 말하셨어요.


그러면서 어느 한날 여행 와서 아빠도 불쌍하고 엄마도 안타깝게 느껴진다며 요 이상한 현상은 무엇? 어째서 뉴욕의 작은 마을 소거티스에서 이렇게 이유 없는 시간을 보내야 하지?라고 아빠에게 말하니 아빠는 엄마에게 힘 빠지게 한다며 투덜거리셨어요.

투덜이 스머프가 투덜이 스머프 하고 있다고 엄마는 말하셨지요.


투덜이 스머프는 사실 엄마가 아빠에게 붙여준 별명중에 하나이기도 한데 이 투덜이 스머프한테는 무슨 말을 하면 안 돼요. 바로 실행하는 행동력 텐션이 너무 높은 아빠는 엄마가 어떤 말을 하면 엄마가 원하는 방향이 아닌 아빠가 원하는 대로 방향을 틀어 실행해 놓으시곤 혼자 흡족해하죠~:: 

엄마가 내가 원한 건 이게 아니었어~라고 말하면 몹시 싫어하시죠~ 매번 고맙습니다~라고 말하고 그냥 쓰거나, 가거나, 하거나, 하면 된대요ㅠㅠㅠ

예전에는 그런 아빠한테 are you crazy?를 자주 말하셨데요ㅋ~ㅎ;

그러나 제가 엄마아빠의 가족이 되고 듣는 말은 엄마가 포기 하시고 대신, 중얼거리는 대환장파티문이 열려버렸네? 였어요. 그런 일이 일상 속에서 자주 있다 보니 엄마는 이젠 아예 아빠에게 말하지 않는 게 상수라고 생각하세요....


캠핑카셀정비는 아빠의 할 수 있다는 과도한 의욕과 넘치는 호기심으로 이곳저곳 막 마구 만지시는 열정의 결과(?)인지 시범운전을 하자 해서 나가면 차량 자체의 문제와 함께 어느 날은 뒷유리창이 와장창 깨져서 놀라야 했고, 어느 날은 건너편 도로에서 차량 바퀴가 굴러와서는 캠핑카 캠퍼봉에 맞고 튕겨져 나가는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고 생겼어요. 엄마는 캠핑카도 불쌍하다(?)며 여행을 하는 중에 차량이 하나씩 하나씩 분해될 거 같다며 캠핑카 수난 시대도 열린 거냐며 우리의 캠핑카여행은 목숨을 담보로 해야 하는 아무튼 대환장 모험여행인 거야?라고 말하시기도 하셨어요.



아빠의 셀프 점검은 일을 점점 키우셨고 차량부품들을 사느라 많은 비용이 들었음에도 결국엔, 결국은, 기어이 점점 일이 커져서 엄마말대로 타쿠마 정식 차량 정비소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 되었어요.

그렇게 아빠의 차량 셀프점검 1차는 대 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었어요.

가 이러냐며 투덜거리는 아빠에게 엄마는 화를 꾹꾹 누르시면서 수업료 지불한 거로 생각하라고 말하시면서 한편으론 안도하셨어요....



그러는 와중에도 강아지인 저는 엄마와 아빠의 애정으로 깡충깡충 푸르른 잔디에서 광장에서 자유를 누렸어요. 낯선 타국이라 저도 피곤했지만 호기심은 신나고 왕성했어요.


그리고 미국은 저처럼 작은 종의 아이들은  흔하지 않아서 저만 보면 미국인들은 Adorable이라고 말했어요.

엄마와 아빠는 Cute와 Lovely가 아닌 Adorable 단어의 매끄러움과 생소함에 그  말을 처음엔 못 알아들으셨어요. 여러 미국인들에게 자주 들으신 후에야 미국인들은 큐티와 러블리보다 어도러블을 더 자주 사용하는 것 같다고 말하셨어요

아빠는 그때 우리 강지처럼 유난히 예쁜 강아지한테나 쓰는 단어인 거라고 말하셔서 엄마가 어이없어하시며 웃으셨어요.


언제쯤 우리는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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