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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길동 Jun 26. 2020

공무원이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보고서를 작성하고, 보고서를 수정하는 것이 공무원의 삶이다. 

보고서의 형식이 왜 중요하느냐며 공직을 시작했지만, 

어느새 내가 쓴 보고서의 체계, 단어, 문장에 만족해하고, 

가끔은 글자체, 자간, 행간, 글자색, 보고서의 구도에도 뿌듯해 한다. 

진정한 공무원이 된 것이다.


수학, 철학, 법학은 사실을 덜어내고 추상화하므로 학문이다. 

공무를 추상화하는 것이 보고서이므로 학문이라 할만하다. 

보고서학의 매력은 공무를 한 장의 종이에 추상화해내는 과정에 있으며, 

그 과정에 위험이 따라 붙는다. 

위험이 나타날지, 단지 기우에 불과할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스릴 있고, 매력적이다. 

보고서의 효용은 위험이 현실화 되었을 때 책임자를 명확히 하는데 있다. 

그래서 결재권자는 신중하다.


보고서는 정말 중요한가? 

단언컨대, 어떠한 업무능력보다도 중요하다. 

어떠한 보고서가 훌륭한 보고서인가. 성과가 나는, 생색이 나는 보고서다. 

이런 보고서는 아무나 만들어 낼 수 없다. 

보고서는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역량의 총합이기 때문이다. 


보고서에는 그 사람의 능력이 나타난다. 

법령, 업무의 본질, 행정서비스 대상자, 정책방향, 상급자의 성향과 의지 등 

모든 것을 고려할 수 있는 사람만이 훌륭한 보고서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평범한 사안에서도 시사점을 도출해내는 보고서가 있는 반면, 단순한 사안에 대해서도 의문만을 만들어내는 보고서가 있다. 


보고서 작성능력을 개발할 지름길이 있는가? 없다. 

끊임없이 문제의식을 갖고, 고민하고, 써 봐야 는다. 

능력 있는 상사라면 보고서 한 장으로 보고자의 고민과 능력을 단번에 판단할 수 있다.


생각도 글로 쓰여졌을 때라야 구체화되는 것처럼, 행정도 보고서로 쓰여졌을 때라야 비로소 구체화된다. 

눈으로 그려지는 보고서가 있어야 비로소 행정은 현실이 된다. 현실이 있어야 문제점도, 개선책도, 발전방안도 탄생할 수 있다. 


보고서는 매력적이면서도 중요할 수밖에 없다.




<네이버블로그>

https://blog.naver.com/pyowa/222013214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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