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당해도 좋아요. 비즈니스석이라면

LA~샌프란시스코 로드트립을 하다.

by 김한우리
미국, 이번엔 서부이다.

작년 뉴욕 동부를 여행했다면 이번엔 서부 쪽으로 가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LA부터 샌프란시스코까지 렌터카 빌려 9박 10일 일정으로 말이다. 뉴욕 여행할 때 비행기 자리가 협소해 14시간 동안 몸이 불편했다. 물도 많이 마시고 복도에서 운동도 자주 왔다 갔다 했음에도 불구하고 한 자리에 계속 앉아 있다 보니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결단을 내렸다. 서부는 비즈니스석이다.

하지만 직장인에게는 비즈니스석을 구매하기엔 비용 부담이 상당히 컸다. 12시간을 가야 하는데 다시 협소한 의자에 앉으려니 싫었다. 결국 적금통장을 털어야만 했다. 그 당시 통장에 있는 500만 원을 해지하고 비행기표와 여행경비를 충당하기로 했다. 돈은 또 벌면 된다.!!


비즈니스석, 너 참 좋구나!!

자리부터 스케일이 달랐다. 역시 자본주의가 좋구나! 촌스러운 티를 팍팍 내며 첫 비즈니스석에 흥분하며 난 하늘을 날아올랐다. 밥 먹는 식기부터 이코노미와 달라서 정말 내가 대접받는 기분이었다.

사육당해도 참 좋았는데 비행을 하면서 가장 좋았던 건 누워서 갈 수 있다는 거였다. 나처럼 심장이 안 좋아 부종이 심한 사람들은 누워 있으면 혈액순환이 잘 된다고 한다. 담당 교수님도 많이 누워 있어야 된다고 말씀을 자주 하시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그게 참 쉽지가 않다. 뉴욕 갈 때처럼 앉아서 눈을 조금 붙이는 것보단 조금이라도 누워서 편하게 잘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가 좋은 좌석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사육당해도 좋았다. 좋은 좌석이 함께라면


출국은 LA로 했다. 뉴욕 사는 친구들은 국내선을 타고 오고 우리는 국제선을 타고 갔기에 도착해서 공항에서 만날 수 있는 루트가 없어 우리는 공항 도착과 동시에 곧장 렌터카 회사 전용버스를 타고 접선 장소로 이동했다.


LA 한인타운에서 순대국밥을 먹다.


매체에서만 보던 그 LA 한인 타운을 내가 직접 그 공간에 들어가 마주 할 수 있다는 거에 기분이 묘했다. 이민자들의 터전였고 또 다른 삶을 시작하기 위해 이곳으로 넘어와 자리 잡고 일상을 함께 한 그곳. 세계에서 가장 큰 코리아 타운 LA.


돌아서면 왜 배가 고플까? LA 도착하자마 여행은 뒷전이고 밥부터 먹기로 정했다. 메뉴는 순대국밥.

뉴욕 사는 친구가 순대국밥이 너무 먹고 싶다고 하길래 '한인타운에 순대국밥이 있을까?' 생각하고 있을 무렵. 순대국밥집에 도착을 해버렸다. '우와~순대국밥이라니' 우리는 환호성을 지르고 초 흥분상태였다. 미국에서 먹는 순대국밥은 어떨까? 그 맛이 몹시 궁금했다.

순대국밥이 영롱하며 빛이 난다.

"순대국밥이랑 맥주 마시자."

순대국밥 친구는 소주이지만 우리 모두 소주는 마시지 못해 맥주를 시켰다. 넷 입맛이 비슷해서 좋았다.


운전자를 제외하고 우리는 맥주와 순대국밥을 시켜놓고 술잔을 부딪히며 여행을 시작했다.



LA 한인행사

이곳은 마치 한국이라 착각이 될 만큼 곳곳에 지명 또는 간판 이름이 한국말로 되어 있었다. 사진이라도 연신 남기자며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에 바빴다. 그 순간 큰 소리가 나면서 행렬이 시작됐다. 정확히는 알 수 없었지만 한인타운의 큰 행사라는 것만 알 수 있었다. 북소리가 울려 퍼지고 한복 입은 여성들 아이들이 거리에 나와 태극기를 들고 손 흔들며 인사해주시는 모습이 낯설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추억을 선물 받은 것 같았다. 그날의 추억이 생생하다.



산타바바라와 카멜 그리고 샌프란시스코까지


산타바바라 올드 미션 그곳을 가다.

미션(Mossion)이란, 대개 미국 서남부 지역에 포교를 목적으로 건립된 오래된 교회를 말한다. 올드 미션 산타바바라는 캘리포니아 주에 세운 미션 21곳 중 10번째 미션으로, 프란체스코회에 의해 1786년 12월 4일에 설립된 유서 깊은 건축물이다. 스페인풍의 주홍색 기와지붕과 흰 벽면, 그리고 아치형 기둥이 늘어선 작은 회랑이 아릅답다. [네이버 지식백과]


LA이 도심을 벗어나 우리는 산타바바라로 향했다. 이름도 참 예쁘다. 산타바바라

우리는 도착해 올드 미션과 산타바바라 유명한 법원을 돌아보며 여행을 시작했다. 바닷가 마을답게 바다도 예쁘고 정겨웠다.

산타바바라 그곳은 아름답다.

조금 걷다 보니 flea market 보였고 그곳은 과일가게, 채소가게, 꽃가게, 약간의 먹거리들이 줄지었다. 걸음걸음이 닿는 곳마다 눈을 뗄 수 없었다. 달콤한 향기들이 우리들의 모든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우리는 숙소에서 먹을 과일과 약간의 먹거리를 사고 달콤함에 취해 flea market을 한동안 배회했다.


정말 맛있게 먹은 산타바바라에서 첫 끼

어디든 바닷가로 여행을 하면 해산물들은 육지보다 더 풍성하고 신선한 느낌이다. 우린 해산물과 화이트 와인을 시켜놓고 잔을 부딪히며 산타바바라 여행 속으로 풍덩 빠져버렸다.


너 이름이 뭐니??

장사가 잘돼서 문전성시인 줄 알았는데 요 녀석이 가게 문 앞에서 재롱을 부리고 있었다. 우리도 그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아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에 바빴다. 귀여움을 독차지한 너란 녀석.. 귀엽다.!!


예술가들이 사랑한 도시 그곳은 카멜이다.

예술가 마을답게 곳곳에 아기자기한 상점과 갤러리들이 늘어서 있다. 마치 동화 속 마을처럼 곳곳에 풍경들은 매우 사랑스러웠다. 이곳이 바로 내 취향저격이군!! 사진이 없다. 왜냐면 이때부터 슬슬 내 몸이 아파오기 시작했다는 징조였다. 카멜에서 일정을 마치고 우린 드디어 대망의 샌프란시스코를 만나러 간다.


샌프란시스코 그곳에선 아픈 기억뿐이다.
샌프란시스코를 가다.

미국은 정말 땅이 넓다. 로드트립을 하기에는 완전 안성맞춤이라고 하고 싶다. 우리나라 사방팔방 어딜 가도 반나절이면 갈 수 있는 그 거리들이 이곳에선 통하지 않았다.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어디든 도달할 수 있는 거 같다. 우리는 이제 마지막 페이지를 넘긴다. 바로 샌프란시스코.

샌프란시스코 ㅡ 트윈픽스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하자마자 우리가 간 곳은 트윈픽스이다. 샌프란시스코 야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고 하니 풍경 맛집임에 틀림없다고 확신했다. 정상에 올라오니 역시 풍경 맛집이다. 한눈에 펼쳐진 샌프란시스코를 볼 수 있었다. 해질 무렵 그곳은 오색찬란한 불빛들로 샌프란시스코를 환하게 밝혀 주고 있었다. 우리가 도착 전까지 비가 내린 듯하다. 땅이 축축이 젖여 있었기에 바람이 차고 코끝이 찡했지만 문전성시였다.

샌프란시스코 - 참 예쁘다.



다음 날 우리는 나파밸리 와이너리 투어를 하기로 했다. 몸 상태가 영 좋지 않았다. 이틀만 버티면 집에 가는 비행기에 오를 수 있다는 거에 아쉬움도 있고 빨리 집에 가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몸이 아프니깐 여행은 뒷전이고 벌써 마음은 집으로 향해 있었다. 미리 와이너리 티켓을 예매했는데 정신이 없어서 티켓도 잃어버린 줄 알고 혼비백산하고 찾다가 다행히 자동차 뒷좌석에 떨어진 걸 발견하고 와이너리 투어를 했다.

와인은 잘 모르겠지만 내가 먹어보고 맛있다면 그게 맛있는 와인이라고 생각한다.


와이너리 투어를 마치고 우리는 피어 39로 넘어가 유명하다고 하는 '크램차우더'를 먹었다. 이곳을 오면 꼭 먹어야 한다길래 둘이 하나씩 시켜서 나눠먹기로 했다. 조개류가 들어가 짭조름하니 못 먹을 줄 알았는데 단숨에 우리는 싹싹 비웠다. 원래 짭 맛이 더 구미를 당기는 거 같다. 사진도 찍을 겸 우리는 한 바퀴 걷다가 떼를 지어 일광욕을 하는 물개를 볼 수 있었다.

물개야, 안녕

기들여진 물개들은 관광하면서 봐왔지만 자연 속에서 만난 물개는 처음이었다. 여행을 하면서 물개를 볼 수도 못 볼 수도 있다고 들었는데 우린 가자마자 예상치도 못하게 럭키라고 생각했다.

일광욕하는 물개들이 낯설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고 귀엽기도 했다.


금문교

마지막 날 우리는 대망의 하이라이트 샌프란시스코에 오면 이곳을 그냥 지나치면 안 될 정도로 유명한 곳 바로 금문교이다. (골든게이트 브리지) 한참을 운전을 하고 가니 빨간 다리가 거대하게 눈앞에 펼쳐지면서 금문교를 우리는 건넜다. 금문교는 샌프란시스코의 랜드마크로 샌프란시스코 베이와 마린 카운티 사이를 연결하는 세계 최초 현수교(네이버 출처)라고 하니 여기서 세계 최초!!가 중요한 포인트이다.


노을이 질 때 금문교는 환상이었다. 붉게 물들인 하늘이 꽤나 멋져 눈에만 가득 담아오고 정작 사진은 없어서 살짝 아쉽기도 하다. 그땐 그랬지.. 하며 추억 팔이를 해야 하는데 말이다.


우리는 짧다고 하면 짧고 길다고 하면 길 수 있는 로드트립 여행을 마쳤다. 정신없이 다니기에 바빴고 그 안에서 우리는 최선을 다해 여행했고 먹었고 즐겼다.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해냈다며 마무리는 훈훈하게 했다.


여행은 언제 어디든 누구와 함께 가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그 끝에 우리가 하나라는 동맹을 만들어 낸 것 같아서 또 다른 추억 한 페이지를 써 내려간 것 같아서 여행은 언제나 성장시켜주는 원동력이 된다.


인천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감기몸살이 결국엔 터져버렸다. 여기서 참 고마운 일은 스튜어디스 분께서 한국으로 돌아올 때까지 많이 신경 써주신 거다. 지금도 그 말이 생각난다. “한국 가실 때까지 제가 케어해드리겠습니다.” 이 말이 너무 감사했다. 시름시름 감기몸살을 앓고 있는 내가 적어도 비행기 안에서 한국 갈 때까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친구와 스튜어디스분이 계시는 거에 정말 천군 마마를 얻은 기분였다. 비행기 안에서 사육당해야 하는데 아파서 입맛이 없어서 먹을 수가 없었다. 아픈 것보다 먹지 못하는 게 더 서러웠다. 아프니깐 왜 이리 서러운 것인가. 아주 다행히 스튜어디스분이 살뜰하게 챙겨주시고 보살펴 주셔서 한국 도착할 때는 오한으로 떨고 있는 내 몸이 조금은 개운해져서 가뿐하게 비행기에서 내릴 수 있었다. 그리고 난 응급실이 아닌 집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었다. 집까지 바래 다 준 친구에게도 정말 고맙다.



여담이지만 뉴욕 쉑쉑 버거랑 미국 서부 인 앤 아웃 버거랑 둘 다 먹어 보니 내 입맛에는 인 앤 아웃 버거이다.

뭐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말이다.

인 앤 아웃 버거
뉴욕 쉑쉑 버거










10월이면 생각나는 그곳. 캘리포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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