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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한 통이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날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순수한 편지 하나를 기념합니다.

by 아헤브

사랑하는 동생 아헤브에게,


어떻게 지내니? 너와 사랑스러운 네 아내, 그리고 귀여운 조카 기쁨이(Joy)

모두 아주 잘 지내며 서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


먼저, 이렇게 늦게 편지를 쓰고 메시지 처리가 늦어진 점 사과할게. 최근 건강 문제와 함께 걱정스러운 힘든 가족 상황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어. 우리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는 폭력 시위, 범죄 집단을 비호하는 듯한 원주민 계층 주도의 시위 같은 여러 일들이 벌어지고 있거든. 해외에 사는 우리들에게도 고향의 가족들 때문에 걱정이 되는 상황들이지. 이 모든 것을 설명하려면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거야.


네가 오래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을지 모르는 모든 시련 속에서 내가 지켜보며 발견한 네 훌륭한 재능, 바로 너에게 주신 하나님의 선물을 보았단다. 그 재능은 네 삶에 앞으로 엄청나게 좋은 영향을 줄 거라 생각해. 그런 의미에서 너는 이미 훌륭하게 네게 주어진 일들을 해내고 있어.


전에 이야기했다가 잊고 있었던 것을 다시 한번 말해주고 싶어. 네가 유튜브 채널을 진심으로 시작해 보면 좋겠다고 제안하고 싶었어. 유튜브 채널을 이용해 영어와 한국어를 동시에 가르칠 수 있을 거야. 이것이 네 능력을 활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진정으로 믿어. 채널을 시작하고,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콘텐츠를 제작한다면, 분명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게 될 거야. 오늘날 많은 사람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어. 동영상 조회수, 공유, 댓글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단다. 유튜브 외에도 틱톡과 페이스북 또한 좋은 수익 창출 기회를 제공하는 플랫폼이야.


네가 책 읽기를 좋아하고 교양이 풍부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 이것은 정말 훌륭한 자산이지. 이미 많은 채널이 있지만, 너는 한국 관광에 초점을 맞춘 채널을 만들 수 있을 거야. 여러 장소를 돌아다니며 열정적으로 그 역사를 이야기하여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한국의 발전, 문화, 음악, 그리고 우리가 잘 모르는 모든 것들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어. 오늘날 젊은이들은 여기에 매우 관심이 많단다. 다른 채널들도 있지만, 모든 사람이 진실을 말하거나 같은 깊이를 제공할 수는 없어. 많은 채널이 그곳에서 공부하는 외국인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지만, 한국인 원어민인 네게 직접 듣는 것과는 다르지. 너는 진정한 역사를 설명하고 많은 것을 가르쳐 줄 수 있어. 네가 아주 잘 해내리라 확신한다.


이 아이디어를 네게 맡길게. 도전해서 꼭 시작해 보기를 바라. 나는 네 첫 번째 팬이 되어 네가 만드는 모든 영상을 널리 공유하는 것을 도울 거야.


또한 내 친구 L의 아버지가 한 달 전에 돌아가셨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었어(10년 전에 우리 둘이 한국에 갔을 때 네가 만났던 내 친구 L) L에게는 정말 힘든 한 달이었지. 그녀의 아버지가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계셨는데, 상태가 매우 위독해져서 급히 고향으로 가야 했어. 아버지를 돌보는 그간 L의 삶이 힘들었고, 마지막으로 아버지를 뵙기 위해 고국으로 떠났을 때 더 상황이 악화되었단다. L이 떠난 다음 날 에콰도르에 도착했지만(여행이 꽤 길어서), 비극적 이게도 두 시간 차이로 제 때 도착하지 못하고 아버지가 돌아가셨대. L이 공항에 도착했을 때,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고 하더라고.


L과 그녀의 형제자매 모두에게 매우 힘든 나날이었는데, 거의 3년 동안 아버지의 병과 싸워왔기 때문이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버지가 더 이상 고통받지 않으시기에 안도감을 느끼고 있어. 아버지는 15일 동안 입원하셨지만 호전되지 않으셨고, 결국 뇌졸중 후 혼수상태에 빠지셨대. 아버지가 고통받는 모습을 보는 것은 정말 괴로웠을 거야. 하나님께서 자비를 베푸시어 아버지를 데려가신 거지. 그래서 L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한 달이 되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해. 혹시 괜찮다면 L에게 페이스북으로 짧은 메시지라도 보내주면 좋겠어. 그녀가 공개적으로 게시물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너를 항상 기억하고 있단다.


우리는 항상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고 있지만, 지금 당장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이 매우 슬퍼. 내년에 에콰도르에 갈 예정이야. 말했듯이, 돈을 일부 포기해야 했지만, 이제 여든 중반을 넘기시는 어머니를 뵈러, 안아드리러 꼭 가야 해.


이제 이만 줄일게. 네 아내와 사랑하는 조카 기쁨이를 잘 돌보렴.

항상 하나님의 축복과 보호가 함께하기를 바란다.


사랑을 담아,


마리아 누이가


My dear brother Ahav


How are you? I sincerely hope you, your dear wife, and my sweet nephew, Joy, are doing very well and enjoying each other's company.


First, I want to apologize for not being able to write to you sooner and for my delay in processing messages. There have been several reasons for this, including some health issues and difficult family situations that have been causing me concern lately. A number of things have been happening, including the ongoing situation in my country with violent demonstrations led by an indigenous class that seems to be favoring criminal groups. These are situations that worry all of us, even those living abroad, because of our families back home. Explaining it all would take a very long time.


I see that you have a wonderful talent—a gift you've managed to find amidst all the storms you've gone through and may still be facing. This talent is going to be incredibly good for you in life, and you’re already doing an excellent job.


I wanted to follow up on something I mentioned earlier, but had forgotten about: I wanted to suggest that you open a YouTube channel. You could use it to teach English and Korean. I truly believe this is the best way for you to leverage your skills. If you start a channel, be patient, and consistently create content, you'll see that it can work. Many people today earn a living through social media. You can make money based on your video views, shares, and comments. Beyond YouTube, TikTok and Facebook are also platforms that offer good monetization opportunities.


I know you're a person who loves to read and is very cultured, and that's a wonderful asset. While there are already many channels out there, you could create one that focuses on tourism in Korea. You could tour different places, tell their history with great passion to attract an audience, and talk about Korean development, culture, music, and all the things many of us don't know. Young people today are very interested in this. Although other channels exist, not everyone can tell the truth or offer the same depth. Many of the channels are run by foreigners studying there, but it's not the same as hearing it from you, a native Korean. You can explain the true history and teach so much. I'm sure you would do very well.


I leave you with this idea. I hope you take a chance and do it. I will be your number one fan and will help you share every video you make.


My dear brother, I also wanted to tell you that my friend L's father passed away a month ago. It has been a very difficult month for her. She had to travel urgently because her father had Alzheimer's and his condition became quite serious. Her life had been difficult caring for him, and when she left to see him one last time, the situation worsened. The day she traveled, she arrived in Ecuador the next day (since the trip is quite long), but tragically, she didn't make it in time. Her father passed away just two hours before she arrived in Ecuador. When L got to the airport, she was met with the news of his death.


These have been very difficult days for her and all her siblings, as they have been dealing with his disease for almost three years. However, on one hand, they feel a sense of calm because he is no longer suffering. He was in the hospital for fifteen days and didn't improve, eventually falling into a coma after a stroke. It was agonizing to see him suffer. God had mercy and took him away. So, please know it has been a month since L's father died. If you can, please send her a small message on Facebook; she didn't post anything publicly, but she always remembers you.


We are always thinking about returning, but it's very sad not to be able to do it right now. I am going to Ecuador next year. As I told you, I've had to forgo some money, but I must go for my mother, who is now 8** . I want to see and embrace her.


I bid you farewell for now. Take good care of your wife Y and my dear nephew, Joy. May God bless and protect you always.


With love,


Maria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마음이 담긴 편지 한 통이 오늘 밤 도착했습니다.


구토와 설사, 감기 몸살을 동반한 통증이 한 달 가까이 제 몸을 뒤흔들었을 때, 깊은 탄식이 흘러나왔습니다. 무엇을 먹으면 구토가 나오고, 어지러워 쉽사리 무엇을 쓸 생각 조차 하지 못했지만, 몇 주간 왠지 모를 조바심에 에세이 두 편을 발행했습니다. 몸이 힘드니 자연스레 마음이 힘들어지고, 좀처럼 의욕이 나질 않아 글도 잘 써지지 않았습니다.


때마침 재활하는 아들의 상황이 점점 더 어려워지면서 저희 부부의 고통은 배가 되었습니다, 느린 아들을 하루도 빠짐없이 돌봐야 하는 아내의 두 눈 가에는 예전보다 더 진해진 다크서클이 내려앉았습니다. 고통의 시절이 길어질수록 더욱 굳세게 희망의 끈을 붙잡기 위해 발버둥을 쳤지만, 에너지가 너무도 모잘랐습니다. 겉으로는 웃고 있었지만 현실의 어려움 속에 마음은 수면 아래로 점점 내려앉는 기분이었습니다.


이 긴 어둠의 터널 끝에는, 얼마나 밝고 희망찬 아침의 태양이 떠오를 것인가?


궁금해집니다. 최근 감정이 힘들 때마다 제 자신을 위로해 주고, 좋은 것을 먹여주고, 잘될 거라고, 너만큼 성실하게 노력하는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있겠느냐며 제 스스로를 다독여주었습니다. 커다란 경제적인 부담감을 10년 이상 오래 짊어져야 하는 가장의 삶은 매우 고달프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나밖에 모르는 어려움 속에서 진정 나를 위로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 역시 나 자신이라는 생각에 다시 이르게 되었습니다.


오늘 오랜만에 에콰도르 누이가 보내 준 편지글은 지치고 상한 제 마음에 커다란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 감사함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오늘의 감사를 기록하고 자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새벽 2시.. 감사한 마음을 기록하고 잠에 들려니 마음이 더할 나위 없이 기쁩니다. 이 모든 기쁨은 마리아 누님의 것입니다. 그 기쁨이 제게 찾아왔습니다. 저는 그 기쁨을 받아, 제가 느끼는 이 기쁨을 다시 누이에게 전달할 것입니다. 참으로 소중한 누이, 제 평생토록 가족과 같이 지낼 그 누이에게 말입니다.


(이 글 바로 전에, 쿠팡 연재북 글을 먼저 발행했습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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