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을 제외하면, 아빠 인생에 가장 행복한 날들이었어
사랑하는 기쁨아 안녕!
재활치료에 화상치료, 학교까지 다니느라
많이 피곤해하는 우리 기쁨이와 엄마
피로가 누적되어 최근 한 달 더 많이 힘들었을 거야
내 인생은 왜 이렇게 힘들까?
나는 할 수 없는 일이 왜 이리 많을까?
나는 왜 이렇게 일상이 불편할까?
아픈 곳은 또 왜 이리 많을까?
무슨 검사는 때마다 이렇게 자주 할까?
온갖 병원을 다녀야 하는 이유는 도대체 뭘까?
아직 제대로 이해되지 않는 네 모든 마음속 의문들이
두려움, 걱정, 염려, 무서움이라는 이름으로
너를 향해 돌진할 때마다
네 마음 침울해지고
고개 푹 숙이고 속상해하는
너를 볼 때마다
아빠는 사랑이신 예수님께
다시 한번 마음을 드리고,
우선순위를 드리는 것으로
온전한 삶을 드리려 노력하는 것으로
너를 위해 할 수 있는 기도를 드리고 있어
삶이 기도되는 것
삶이 고백되는 것
삶이 기쁜 소식이니까
복음을 기쁘게 전하는 것
내 삶이 예배되게 하는 것
그래서 아빠를 통해 너와 엄마가
예수님 만날 수 있는 징검다리 되는 것
거기에 아빠 마음을 두고 살게 되었어
다 너와 네 엄마 덕분이야.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더 잘할게
더 사랑해 줄게
아빠가 여호와를 기뻐하고 성경대로 사는 모습을
네게 보여 주는 것으로 내게 주어진 소임을 다 한다면,
이후에는 너도 아빠를 닮아
의와 평강과 희락 가득한
하나님 나라 사람으로 살아갈 거라 믿고 있거든
아빠가 어느 순간 저 천국 열차 타고 먼저 떠나갈지라도
너는 아빠가 남겨 놓은 모든 이야기를 디딤돌 삼아,
아빠 보다 더 하나님 사랑하고 이웃 사랑하는 사람 될 거라
확신하며 지금 이 글 쓰고 있는 거야
기쁨아 사랑해. 너를 정말 정말 사랑해
아빠가 오늘은 교환학생 시절을 자세히 이야기해 줄 거야
누구나 인생에 가장 행복한 시절이 언제냐 질문받으면 잠시 생각에 잠겨
아빠는 최근 몇 년 간이 가장 행복했어
풍성한 삶을 살고 있거든 힘듦과 기쁨이 공존하는
지금, 여기(here & now)이지만
그래도 그렇게 고백할 거 같아
그런데 과거 어느 시절로 돌아가 언제가 가장 행복했냐 물으면
교환학생 시절이라 말할 거야
스무 해 정도 지난 오래전 일이지만
여전히 그때 만난 미국, 중국, 남미 친구들과 아직 사귀고 있어
물론 그 횟수는 현격하게 줄었지만, 그 끈을 굳게 붙들고
여전히 서로를 위하고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관계로,
언제든 만나자 하는 관계로 사귐을 누리고 있어
"사귐은 누림이라"
이 말 처음 들어보지?
아빠가 가장 좋아하는 성경 구절에서 가져온 말이야
살아보니 사귐은 누림이 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