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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서 생각하자

아 몰라. 어떻게든 되겠지

by 메이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을 9개월 앞둔 시기, 갑자기 우리는 캐나다에 가게 되었다! 이 소식을 들은 지인들은 두 가지 반응이었는데



1. 더 늦기 전에 얼른 영유라도 보내서 영어 준비 시켜요


2. 가기 전에 한글 바짝 땡기고 가요. 영어는 가서 저절로 늘게 될 테니.


결과적으로 두 가지 모두 하지 않고 캐나다에서의 2년을 보내게 되었다.



영유를 보내는 집이 그렇게 많지만, 한 달 학원비를 생각하면 선뜻 보내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아이가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은, 아이가 3살부터 7살까지 보낸 기관으로 선생님들께 정말 많은 사랑을 받으며 즐겁게 잘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기관을 그만두고 영어만을 위해 학원으로 옮길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집에서라도 영어를 시켜야 하지만 퇴근해서 아이를 데려와 저녁준비 하고 쉬면 어느새 잘 시간이다. 이럴 수는 없지, 책 한 권이라도 읽어주어야겠다 싶어 영어책을 꺼내 아이는 내 입을 막고 듣지 않고 고개를 저었다. 영어영상을 보여주려고 해도 거부, 영어로 된 영상을 10분 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영상을 20분 보여준다고 꼬셔서 겨우 보게 하는 정도였다.



그래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던 것은, 아이가 캐나다에 가는 것을 기다리고 기대하고 있고. 아이가 적응을 잘하는 편이라는 점이었다. 그리고 나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영어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나에 비하면 아이는 얼마나 빠른 편인가! 책으로, 한국인 영어 선생님에게서 배운 영어가 아니라 생활로, 삶으로, 일상에서, 캐나다 사람들을 직접 만나고 부대낄 아이이다. 결국은 아이가 직접 부딪히고 노력하고 극복해야 할 일. 당장은 어려울지라도 결국 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믿었다. 그리고 내가 해야 할 일은 잘하고 있다고, 잘할 수 있다고 응원해 주고, 기다려주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A부터 Z까지, 대문자 소문자도 순서대로 잘 쓰지 못하는 아이가 캐나다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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