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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민진 Apr 02. 2023

다랑쉬의 기억

드로잉- 제주 다랑쉬오름

어느 해 가을           

중산간 다랑쉬오름에서

저무는 들판과 바다를 향했다.

또 하나의 아끈다랑쉬 너머

오름의 물결이 인다.


달처럼 둥글어 다랑쉬라

굼부리에서 보름달 떠오르던 마을.

돌담 무너져 내리고 

40여 년 흘러

제주 4.3을 기억하는 이들이

잃어버린 마을에 닿았다.*

다랑쉬굴에 부서진 삶

하도리 종달리 아이도 어른도

바다에 흩뿌려지고 

굴은 다시 닫혔다, 놋그릇도 항아리도.


뒤틀려 헤집은 상처 안고

소리 삼키며 살아낸 터전

기억의 들판이 봄을 피우리.

한 잎 한 잎 피우리.      


*1948 4.3    제주 4.3




(아끈다랑쉬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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