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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 너 이상해진 것 같은데

by 소망이 Feb 2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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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일하며 마음 합쳐 매달 열심히 대출이자 갚고 원금 상환하니 이제 고지가 눈에 보였어요.

한 2년 열심히 갚으면 드디어 빚을 다 갚게 되나 했는데 제가 이상해졌어요.


잠을 못 자고 예민하고 걱정이 한가득이고 조금만 대화를 시작해도 눈물이 흘러나오고~


2024년 5월의 어느 날 아침 출근길에 신랑에게 말했습니다.

"여보, 나 요즘 이상한 것 같아. 오늘 학교 상담선생님 먼저 만나서 상담받고 아마 병원도 다녀올 것 같아~"

"그래, 잘 생각했어. 너 요즘 이상했어."


역시 같이 살을 맞대고 사는 신랑이 제일 빨리 눈치채더라고요.

적응장애 판단을 받고 한약과 불면환을 먹는데도 더 무기력이 깊어진 어느 날, 결국 우울증 진단을 받고 약을 먹는데 신랑에게 너무 미안했어요.

신혼 초 나의 조울증으로 눈물 흘릴 정도로 괴로워했던 신랑에게 또 이런 고통을 주다니요.

"여보, 너무 미안해. 또 이렇게 힘들게 해서"

"한 번 해 봤는데 두 번은 더 잘하겠지"


우리 착한 신랑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았습니다.

정말 두 번째여서 더 잘해줬어요. 제가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것을 힘들어하는지 전문가처럼 잘 알고 해 주더라고요.


반찬가게에서 반찬 사 오고,

퇴근할 때면 텐션 확 올려서 퇴근해 주고,

밤에 내가 별 볼 힘이 없어도 이해한다며 토닥거려 주고,

약 먹었는지 체크해 주고,

병원 데려다주고,

아프면 병가 원하는 대로 쓰라고, 너무 힘들면 그만둬도 괜찮다고.


신랑의 전폭적인 응원과 지지 덕분에 전 이제 온전히 회복되어 설렘 가득한 새해를 맞이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의 사랑이자 저의 은인인 신랑.

저도 신랑도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지만 서로 가장 필요한 것을 갖고 있던 완벽한 짝이었음을 결혼 20년 차에 절절히 고백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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